[CES 결산]上 AI 거품론 잠재운 '피지컬 AI'…모빌리티 영역 파괴

중국 기업 휴머노이드 로봇에 관심 폭발…韓도 맞대응 나서
라스베이거스 전체가 거대한 전시장…피지컬 AI 시대 개막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이틀차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로봇이 진열돼 있다. 2026.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박기호 박기범 원태성 기자 =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은 피지컬(Physical) 인공지능(AI)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AI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거품론은 손에 잡히는 피지컬 AI의 등장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또 다른 흐름은 모빌리티 각축전이다. 엔비디아까지 '자율주행' 기술을 내놓으면서 영역 파괴의 신호탄을 쐈다. 동시에 미국과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의 기술 굴기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우리나라는 국제무대에서 여전히 기술 영향력을 과시했지만 올해 CES의 화두인 휴머노이드 로봇과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분발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하는 현장이기도 했다.

CES 2026, 피지컬 AI 시대 선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가 나흘간의 대장정을 9일(현지시간) 마무리했다. 최근 CES의 영향력이 감소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올해에도 전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하고 15만여 관람객이 열광했다. 라스베이거스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올해 CES 역시 AI가 주인공이었다. CES에 참가한 모든 기업들이 AI를 활용했다. 뉴스1과 CES 현장을 동행 취재한 전문가들 역시 AI는 이제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가 적용을 넘어 성과를 내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CES의 모든 관심은 피지컬 AI에 쏠렸다.

피지컬 AI는 로봇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은 구체적인 형태를 보이면서 AI가 공장을 비롯해 가정과 회사에 도입하는 등의 활용 단계로 접어드는 형태를 보였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다양한 형태로 선보였다. 복싱을 하거나 인간과 함께 탁구 같은 운동을 했고 춤도 췄다. 장애 극복을 위한 의수 형태의 로봇부터 특정 산업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로봇까지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위로보틱스 부스 전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시연이 진행되자 관람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시연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로봇의 동작과 기능 설명이 이어지며 위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위로보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8/뉴스1
中, 휴머노이드 로봇 선도…현대차 '아틀라스'·LG전자 '클로이드' 맞불

특히,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차 증명됐다. CES 전시장 곳곳에 마련된 중국 기업 전시관에는 휴머노이드가 전면에 배치됐고 관람객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수 전시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노스홀은 중국 기업이 사실상 장악하다시피 했다. 중국의 가전기업 하이센스가 내놓은 휴머노이드 애런이 춤을 추고, 유니트리의 로봇이 복싱을 시작하자 관람객들은 환호했다. 중국의 유니트리는 휴머노이드 G1을, X-오리진은 가정용 로봇 욘보를, 중국의 애지봇은 링시 시리즈 등을 공개했다.

물론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퍼포먼스 측면에서 과도하게 부각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정밀하게 제어되고 탁월한 균형 감각을 선보인 만큼 조만간 산업 현장에 투입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란 평가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휴머노이드 각축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처음으로 대중에 선보였다. 아틀라스는 이번 현대차 CES 부스의 최대 흥행작이기도 했다. 아틀라스는 자동차 생산 공정 내에서 부품을 옮기는 장면을 시연도 했다. 현대차 내부에선 아틀라스의 흥행에 "자동차가 전자를 이긴 전시"라는 평가가 나왔다.

LG전자 역시 가정용 홈로봇 클로이드를 공개했다. 클로이드는 빨랫감을 세탁기로 옮기고 탁자 위에 수건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능성을 제시했다.

피지컬 AI의 등장으로 AI 거품론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AI가 산업 현장과 일상에서 활용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한 때문이다.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이틀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거리에 아마존의 로보택시 '죽스(ZOOX)'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이 자율주행 택시는 운전자는 물론 스티어링휠과 페달, 계기반 등이 아예 없는 것이 특징이다. 2026.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모빌리티 시장 선점 경쟁 치열…엔비디아까지 참전

모빌리티 역시 이번 CES의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모빌리티에 적용된 AI는 시연 수준을 뛰어넘어 양산과 운영을 위한 기술 경쟁 단계로 접어들었다. 구글의 웨이모, 아마존의 죽스(ZOOX) 전시장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등 존재감을 과시했다. 죽스는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시범 운행을 하면서 상용화를 예고했다. 웨이모 역시 AI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현대차 아이오닉 5지리자동차의 지커 차 차량을 선보였다.

AI 시대를 주도하는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 '알파마요'를 내놨다. 도시 주행 환경에서의 예측·판단 능력을 강화했고 단순 주행 보조를 넘어 보행자·차량 흐름·도로 변수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구조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로봇과 자율주행을 결합한 전시 구성을 통해 모빌리티의 확장성을 부각했다. 전시장에는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플랫폼을 함께 배치, 차량이 이동 수단을 넘어 물류·서비스·로봇 연계 허브로 진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일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윈호텔에 마련된 삼성전자 단독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6.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CES 韓 경쟁력 강력…삼성·LG전자에 높은 관심

CES 2026에선 중국의 약진도 도드라졌다. CES 전시장의 중심으로 통하는 LVCC 센트럴홀은 중국 기업들이 점령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있던 LVCC 센트럴홀의 중심 자리에는 중국 기업 TCL이 대규모 전시관을 꾸렸다. 기존에 TCL이 있던 자리는 또 다른 중국 기업인 하이센스가, 그 옆에는 중국의 로봇 청소기 업체인 드리미가 역대 최대 규모로 부스를 차렸다. CES 2026을 찾은 이들은 '중국이 미국의 안방을 차지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물론 가전·IT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도 재차 입증할 수 있는 자리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는 LVCC 인근의 윈 호텔(Wynn and Encore Las Vegas)에 단독 전시관을 꾸렸다. 관람객이 주로 찾는 LVCC가 굳이 아니어도 많은 이들이 단독 전시관을 찾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전시관은 별도 공간에 있어도 필수 코스"라고 전했다. 게다가 삼성전자 전시관은 업계 최대인 4628㎡(약 1400평) 규모다. 삼성전자가 CES 개막 전날 개최한 더 퍼스트 룩 행사에만 1800여명이 참석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한 세계 최초의 130형 마이크로 RGB TV는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LVCC 센트럴홀에서 중국 기업들과 치열한 홍보전을 펼친 LG전자 역시 관람객들로 붐볐다. LG전자는 9㎜대 두께의 무선 월페이퍼 TV 'LG 올레드 에보(evo) W6'를 전면에 내세웠고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두산그룹 역시 'Powered by Doosan'을 테마로 전시장을 꾸렸고 대형 가스터빈 모형과 두산밥캣의 차세대 건설장비 등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도 펼쳐졌다.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 부문과 SK하이닉스는 이번 CES에서 별도 공개 부스는 차리지 않았지만 고객사들과 접점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6' 개막 일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TCL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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