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 종식 특별법' 통과 2년…숫자는 줄었지만 개들은 남아 있다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구조·재활 지원 필요"

개식용종식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2년.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는 남은 동물들의 구조·재활·입양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9일은 '개식용 종식 특별법'이 국회를 최종 통과한 지 만 2년이 되는 날이다. 2024년 1월 9일 법안 가결 이후 유예기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사육 농장의 폐업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수치상 성과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와 함께 구조가 필요한 동물들과 생계 전환을 앞둔 종사자들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업 이행 가속…농가 78% 문 닫아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개식용 종식법' 시행(2024년 8월 7일) 이후 올해까지 전체 개사육 농장 1,537호 가운데 약 78%에 해당하는 1,204호가 폐업을 완료했다. 특히 2025년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3구간에서만 125호가 폐업했으며, 사육두수 감축 규모는 4만7,544마리에 달한다.

개사육농장 시도별 폐업현황(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뉴스1

당초 2026~2027년 폐업을 계획했던 농가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조기 폐업에 동참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정부는 조기 폐업 인센티브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독려, 국민적 공감대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7년 2월 유예기간 종료와 함께 개식용 종식은 제도적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0.1%도 안 되는 구조…법의 목적은 동물복지"

그러나 폐업 수치 이면의 현실은 여전히 무겁다. 9일 한국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는 법 통과 2주년을 맞아 "산업에서 벗어난 개(강아지)들의 실제 삶을 함께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상경 캠페인 팀장은 "2024년 정부 실태조사 당시 개식용 산업에서 사육되던 개는 약 46만 마리로 추산됐지만, 지난 2년간 구조돼 새로운 삶을 얻은 개는 전체의 0.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모든 개를 구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그렇다고 산업 내에서 지속되는 불필요한 죽음과 고통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가 한국 개농장에서 개들을 구조할 당시 찍은 개의 모습(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제공). ⓒ 뉴스1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는 2015년 이후 개식용 농장에서 약 2,800마리의 개를 구조해 왔다. 문제는 구조 이후다. 오랜 학대와 결핍 속에서 살아온 개들은 단순 보호를 넘어 전문 재활과 수의학적 치료,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행 특별법에는 구조·재활·입양에 대한 구체적인 국가 지원 체계가 담겨 있지 않다.

이 팀장은 "정부가 법 시행을 위해 전담 인력까지 배정한 만큼, 이제는 농가 수 감소라는 숫자 관리에서 벗어나 동물의 실제 삶을 개선하는 책임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업 지원, 보완 논의도 함께 제기돼

개식용 종식 과정에서 남은 과제는 동물 구조와 함께 산업 종사자들의 전환 문제도 포함된다. 일부 지방의회에서는 전·폐업 대상 업종에 대한 지원이 보다 현실적인 수준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부위원장 윤종영 의원은 개 식용 종식에 따른 전업 지원 현황을 점검한 결과, 현재 제도가 간판·메뉴판 교체 등 최소한의 행정적 이행 지원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업종 전환 과정에서 체감되는 부담을 충분히 덜어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는 식품접객업소와 즉석판매제조가공업소를 대상으로 간판·메뉴판 교체 비용을 최대 25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나 업종별 집행률에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윤 의원은 "개 식용 종식은 사회적 합의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인 만큼, 제도가 현장의 상황을 보다 세밀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 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행동 활동가들이 지난 2024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개식용 종식 특별법 제정 환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 2024.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개식용 종식 특별법은 2027년 2월 6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폐업 이행과 사육 재개 방지에 대한 관리·점검을 이어가는 한편, 전업 지원과 잔여견 발생 최소화를 위한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폐업 이행 성과와 함께 구조·재활·입양 등 동물 보호 영역에서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법이 완전히 시행되기까지 남은 기간 개식용 종식의 취지가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