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질하는 강아지, 훈련소보다 동물병원이 먼저입니다"

김예원 원장 "공격성, 질병 신호 일 수 있어"

반려동물이 갑자기 공격성을 보인다면 질병을 먼저 의심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더케어동물의료센터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반려동물이 갑자기 예민해지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면, 보호자들은 흔히 '성격이 변했다'거나 '훈련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이 오히려 반려동물의 건강 신호를 놓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김예원 대표원장은 '입질하는 강아지, 훈련소가 아니라 병원에 가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정보를 전했다. 그는 행동 변화의 상당수가 질병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반려동물은 아파도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통증이나 불편함을 행동으로 표현한다"며 "입질이나 공격성은 문제 행동이 아니라 '그만하라'는 신체적 경고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일 더케어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실제로 통증은 반려동물 공격성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슬개골 탈구나 고관절 질환, 퇴행성 관절염, 허리 디스크처럼 움직임과 관련된 질환이 있을 경우, 안으려 하거나 특정 부위를 만질 때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으르렁거리거나 무는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공격성으로 보이지만 반려동물에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행동인 셈이다.

김예원 더케어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이 최근 병원 유튜브에 출연해 반려동물의 성격 변화를 유발하는 질병에 대해 소개했다(유튜브 갈무리). ⓒ 뉴스1

김 원장은 실제 진료 사례도 소개했다. 평소 문제 행동이 없던 7살 반려견이 어느 날부터 안으려 하면 비명을 지르며 손을 물었다. 보호자는 성격 변화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검사 결과 심한 퇴행성 관절염과 허리 디스크가 확인됐다. 허리를 받쳐 안는 순간 통증이 심해졌던 것이다. 이후 약물 치료를 시작하자 2주 만에 공격성이 사라졌다.

성격 변화를 부르는 원인은 통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경계 질환이 있을 경우 평소 활발하던 아이가 멍해지거나 이유 없이 과민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 짖는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고양이에게 흔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작스러운 활동성 증가와 공격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애디슨병이나 쿠싱 증후군 같은 호르몬 질환 역시 무기력, 헉헉거림, 식욕·배뇨 변화 등으로 성격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심장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산책을 거부하거나 금세 지쳐 예전처럼 놀지 않으려 한다. 신장 질환이나 당뇨, 간 질환이 있을 때는 전반적인 기력 저하와 우울해 보이는 모습이 나타난다. 보호자 눈에는 단순히 '기운이 없다'라거나 '요즘 시큰둥하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부 장기 이상이 행동으로 먼저 드러난 사례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를 질병이 아닌 심리 문제로 단정해 버릴 때다. 김예원 원장은 "이사나 가족 구성원 변화처럼 환경적 요인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그 판단은 반드시 의학적 검사를 거친 뒤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부위를 만질 때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통증을, 전반적인 환경 변화 이후 숨거나 배변 실수가 늘었다면 심리적 요인을 의심해 볼 수 있지만 질병 배제가 먼저라고 설명한다.

김 원장은 "입질이나 공격성이 나타났을 때 곧바로 훈련소를 찾기보다 먼저 동물병원에서 몸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순서"라며 "행동 변화는 반려동물이 보내는 가장 직접적인 건강 신호"라고 말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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