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메모리 전쟁…삼성 '고객사 미팅 집중' vs SK '차세대 HBM'
[CES2026]삼성, 별도 전시 없이 무대 뒤 고객사와 물밑 논의 집중
SK하이닉스, 고객사 대상 HBM4 16단 공개로 기술 리더십 부각
- 원태성 기자, 박기호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원태성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물밑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객 밀착 미팅으로 내실을 다졌고,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실물 공개로 기술 리더십을 부각했다.
공개 전시관은 없었지만, CES 2026 현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략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감 속에서 CES 무대는 양사의 '보이지 않는 주도권 전쟁'을 보여주는 현장이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이번 CES 기간 '무대 위' 대신 '무대 뒤'를 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이라는 전례 없는 실적이 나왔지만 이에 만족하기보다 고객사들과의 물밑 논의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9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ES 기간 단독 전시관이 마련된 윈 호텔에 사업부별 비즈니스 미팅룸을 열고 2박3일 동안 주요 고객들과 비공개 미팅을 이어갔다. 별도의 홍보 이벤트 없이 고객사 논의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프라이빗 부스에는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가 모두 참여했다. 메모리사업부 2개,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각 1개 등 총 4개의 미팅룸과 공용 공간을 운영하며 사업부별 핵심 제품을 앞세워 고객사 대응에 나섰다. 현장에는 엔비디아 등 주요 글로벌 고객사 관계자들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팅 테이블에는 6세대 HBM인 HBM4, 저전력 D램 모듈 소캠2를 비롯해 최신 모바일 AP '엑시노스2600', 이미지센서 등 차세대 반도체 제품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수장인 한진만 사장이 2년 연속 CES 현장을 직접 찾아 주요 고객사들과 접촉하며 수주 확대에 공을 들였다.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전 사업부가 총출동해 '고객 접점 확대'에 집중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완성된 기술과 준비된 라인업을 선호하는 삼성 특유의 전략이 반영됐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공식 무대 복귀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베네시안 컨벤션홀에서 고객 전용 프라이빗 전시관을 열고 차세대 AI 메모리 ‘HBM4 16단 48GB’를 처음 공개했다. 일반 관람객은 받지 않고 사전 예약한 고객사와 미디어만 대상으로 운영된 전시관은 CES 기간 내내 예약이 가득 찼다.
전시관 중앙에는 손톱 크기의 HBM4 16단 실물이 전시됐다. TSV 기반으로 메모리를 16단 적층한 구조가 그대로 공개됐고, GPU와 HBM이 결합한 AI 가속기 패키지 구조를 설명하는 대형 모형도 함께 배치됐다. 관람객들은 실물 앞에서 적층 구조와 데이터 이동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발길을 멈췄다.
HBM4 16단 48GB는 업계 최고 속도인 11.7Gbps를 구현한 HBM4 12단의 확장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HBM4 12단과 16단 제품군을 모두 준비해 고객 수요에 맞춰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공개를 계기로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시장 한편에는 HBM3E 12단이 탑재된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 AI 서버용 GPU 모듈도 전시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서명이 담긴 패널을 함께 배치해 양사 협력 관계를 부각했다. 소캠2, cHBM, PIM, CXL 기반 메모리 설루션 등 AI 서버용 차세대 메모리 기술도 함께 소개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CES 기간 약 25곳의 글로벌 고객사·파트너들과 연이어 만나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장 관계자는 "AI 컴퓨팅이 프로세서 중심에서 메모리 구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HBM을 축으로 한 AI 메모리 생태계 확장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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