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價 20%↑…'수주 취소' K-배터리 반전 기회, 'ESS 전환' 가속

리튬 시세 1만 3750달러, 22.55%↑…"2년간 최고치"
'전기차 계약해지 악재' 업계 EV→ESS 전환 가속

2023년 5월 3일(현지시각) 칠레 안토파가스타 지역의 아타카마 염호에서 SQM 리튬 광산의 조경이 촬영되었다.(자료사진) 2023.05.03/ ⓒ 로이터=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새해 들어 리튬 가격이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BESS) 수요 증가 기대감에 20% 이상 폭등했다. 리튬 가격 상승은 통상 배터리 업계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최근 전기차 사업 부문에서 수십조 원 규모의 수주가 취소되면서 ESS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 배터리 업계가 ESS 전환과 리튬 가격 상승을 토대로 올해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튬가격 반등세 지속…ESS 수요↑, 中 공급 ↓ 영향"

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리튬 시세는 톤당 1만 375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만 1220달러와 비교하면 이틀 만에 22.55% 급등했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톤당 7000~9000달러 선에 머물렀으나 11월 1만 달러선을 돌파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기준 킬로그램당 탄산리튬 시세는 지난해 말 118위안을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2년간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11월 중순 90위안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재차 기록을 경신했다.

리튬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전력 부문 개혁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ESS용 리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미국 ESS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에선 총 5.3GW의 ESS가 설치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수치다. 우드맥킨지는 향후 5년간 미국 내 ESS 수요 전망치를 기존 대비 15% 상향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반내권(과당 경쟁 방지)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오는 2월 생산 재개 관측도 있으나 중국 CATL의 장시성 젠사워 광산은 지난해 8월부터 채굴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또 지난달 중국 이춘시 당국은 리튬 광산을 포함, 27건의 광업권을 취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산리튬이 지난해 4분기에만 50% 이상 반등하는 등 리튬 가격 반등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의 리튬 공급 조절과 ESS 수요가 교차 발생한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2024년 3월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 2024.3.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래깅 효과' 기대 K-배터리…"ESS 생산 전환 가속"

리튬 가격 상승이 최근 악재를 맞이한 배터리 업계에 재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 배터리·소재 업계는 원재료 가격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원가 비중이 높은 리튬 가격이 오를수록 매출도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여기에 '래깅 효과'도 기대 요인이다. 과거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했던 기존 보유 재고를 토대로 만든 배터리셀 등 제품을 비교적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고자산평가이익이 확대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국내 배터리·소재사들은 완성차 업체로부터 대규모 계약 해지나 협력 관계 청산을 당하며 침울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미국 포드에 내년 1월부터 9조 6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계약이 해지됐다.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066970)는 미국 테슬라에 3조 8000억 원 상당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973만 원에 그치며 계약 해지 수순을 밟았다. SK온은 미국 포드와의 합작 생산 관계를 청산했다.

전기차 업체들이 구매를 줄이는 만큼, 배터리 업계는 ESS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며 리튬가 상승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전날 신년사에서 "ESS 수요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적기 공급을 위해 북미, 유럽, 중국 등에서 ESS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1096pag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