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겐 치명적인 '이 견과류'…결국 위·장 절개술까지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장폐색 수술 증례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고소한 견과류 한 조각이 강아지에게는 응급수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복되는 구토와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포메라니안의 위와 장에서 동시에 이물이 발견됐다. 원인은 보호자가 미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브라질너트'였다.
5일 서울 중랑구 로얄동물메디컬센터 본원은 최근 브라질너트 과다 섭취로 장폐색과 급성 췌장염 위험 상태에 빠진 포메라니안에서 위절개술과 장절개술을 동시에 시행해 회복에 이르게 한 증례를 소개했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5살 포메라니안 '코코(가명)'는 새벽 시간대 거품 섞인 위액과 사료를 반복적으로 구토하며 내원했다. 보호자에 따르면 구토물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흰색 덩어리가 배출됐다. 잠시 증상이 가라앉는 듯했으나 다시 새벽에 연이어 구토가 발생했다.
시간이 지나며 코코는 기력이 급격히 저하됐다. 낑낑거리며 손길을 피하고 안기기를 거부하는 등 복부 불편감과 통증 신호를 보였다. 식욕은 일부 남아 있었으나 먹은 뒤 다시 토하는 양상이 반복됐다.
방사선 및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위와 소장에 이물이 동시에 과다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이미 장폐색이 진행 중인 상태였다.
특히 공장(소장 중간 부위)에 이물이 걸려 있었다. 이물 앞쪽으로 소장이 확장되며 음식물이 저류된 소견이 확인됐다. 위 내부에서도 다량의 이물이 관찰됐고 담낭 슬러지(찌꺼기)도 동반돼 있었다.
의료진은 "단순 위염이나 췌장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통증 양상"이라며 "자연 배출 가능성이 작고 폐색이 진행되는 상황으로 외과적 제거가 불가피했다"고 판단했다.
집도는 김세훈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외과 원장(한국수의외과학회 인정전문의)이 맡았다. 수술은 위절개술과 장절개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위 내부에서는 고지방 견과류 성분으로 추정되는 이물이 다량 확인됐다. 소장에서는 브라질너트 조각이 응집된 형태의 이물이 폐색을 일으키고 있었다. 장 점막에는 국소적인 울혈과 염증 소견이 관찰됐다. 다행히 괴사나 천공은 없어 장 절제 없이 절개 후 봉합으로 수술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수술 후 시행한 혈액검사에서는 고지방 견과류 섭취와 장폐색, 수술 스트레스가 겹치며 급성 췌장염 고위험 상태에 해당하는 수치가 확인됐다.
김세훈 원장은 "많은 보호자가 견과류를 건강한 사람 간식으로 생각하지만, 브라질너트는 지방 함량이 65~70%에 달한다"며 "소형견은 소량만 섭취해도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고, 소화되지 않은 채 이물로 남아 장폐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소형견이나 고령견, 기존에 췌장 질환이 있는 동물에게는 매우 위험한 음식"이라며 "호두, 마카다미아 등 고지방 견과류 역시 '간식'이 아니라 명확한 위험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코는 항생제와 진통제, 위장·간 보호제를 포함한 약물 치료를 받았다. 모든 견과류 및 고지방 간식을 절대 금지하고, 저지방 처방식을 소량씩 자주 급여하는 식이 관리도 병행했다. 퇴원 후 약 10일 경과 시점에서 안정적으로 회복 중이다.
김 원장은 "바닥에 떨어진 사람 음식 한 조각이 단순 구토를 넘어 개복 수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구토가 하루 이상 반복되거나, 먹으려는 의지는 있으나 불편해 보일 때, 낑낑거리며 안기기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이물 섭취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빠른 영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조기에 판단할수록 수술 범위를 줄이고 예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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