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 캐나다 잠수함 제안서 마감 '눈앞'…'방산 외교' 서둘러야

전문가 "맞춤형 상생모델·전략적 동반자 프레임 구축 필요"
獨 패키지 지원 약속, 현지화 전략 속도

한화오션이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서 해외유수 방산업체들을 제치고 2배수로 압축한 최종 결선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8.26/뉴스1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획득사업(CPSP) 최종 제안서 마감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과 독일의 물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독일은 장기 유지·정비(MRO) 협력에 대한 국가 보증을 제공하고 캐나다 내 MRO 허브 구축, 일부 블록·시스템 현지 제작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사 외교를 통해 폴란드와 5조 6000억 원 규모의 천무 유도미사일 수주에 성공했던 경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캐나다의 풍부한 천연자원 구매는 물론 한국이 강점을 가진 조선 및 방위시스템 기술 이전 등 상생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韓, 빠른 납기·기술경쟁력 등 강점…獨 정부 지원 약속, 현지화 전략 속도

1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CPSP 사업의 숏리스트(적격 후보)를 발표했으며, 여기에 한화오션(042660)·HD현대중공업(329180)이 참여한 한국 원팀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이름을 올렸다.

캐나다는 오는 3월 2일까지 최종 제안서 제출받아 올 상반기 중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3000톤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사업 규모가 총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 플랫폼 수주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급 프로젝트다. 한국 원팀이 이번 계약을 따내면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은 빠른 납기와 검증된 기술력, 높은 신뢰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양사는 국내 해군과의 협력을 통해 잠수함 설계·건조·운용 경험을 축적해 왔고, 최근에는 수출 실적까지 더하며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짧은 건조 일정과 안정적인 품질 관리 능력은 캐나다가 중시하는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경쟁 상대인 독일(TKMS)의 경우 현재 건조 중인 미검증된 잠수함이지만, 한화오션의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은 이미 진수식도 마쳤고 캐나다 총리와 산업부 장관 등이 승선해 봤다는 점도 가점 요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술 경쟁력만으로는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경쟁 상대인 독일은 국가 보안 및 방위산업 전략을 통해 절충교역을 포함한 방산 수출 정책을 재정비했고, 캐나다와의 해양안보 협력,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계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잠수함을 구매하면 나토 우산에 편입되는 것은 물론 공동 작전에 최적이라는 논리는 펴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현지에서 잠수함 부품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왼쪽 둘째부터)이 10월 3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했다. (한화그룹 제공)
韓 정부, 캐나다 '맞춤형' 산업협력 방안 서둘러 제시해야

캐나다 잠수함 수주를 위해서는 한국 역시 정부의 방산외교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폴란드에 다연장 유도무기인 천무 유도미사일을 추가로 공급하는 3차 실행계약을 체결할 때도 대통령 특사 외교가 빛을 발휘했다.

이와 관련 최용선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캐나다는 산업기술혜택(ITB)을 보장해야 방산수출이 성사되는 구조"라며 "핵심은 입찰 점수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치제안에서 얼마나 독일과 차별화된 제안으로 비교우위를 보이느냐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ITB는 캐나다 국방부가 국방물자 수출업체에 현지 생산, 투자, 기술 이전 등 경제적·산업적 혜택을 요구하는 정책을 말한다.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이 많을수록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최 수석전문위원은 "막연하게 캐나다산 수출품을 일정 정도 사겠다는 전략보다 캐나다가 가중치를 많이 부여하는 첨단소재, 인공지능, 사이버, 원격조종시스템 및 자율기술, 우주시스템, 조선 및 방위시스템 통합 분야 등에서 상생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와 연계해 캐나다에 '전략적 동반자 프레임'을 설득력 있게 구축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현지 건조와 장기 유지·보수·정비(MRO) 산업 이전, 대량 생산에 기반한 일정·비용 관리 능력, 유무인 복합 운용과 AI 기반 정비 등 미래 확장성까지 포괄하는 산업·전략적 파트너십을 제시할 때 비교우위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과 같은 대형 방산 수출 프로젝트는 국가 대 국가(G2G) 협력 차원에서 수주 여부가 좌우되는 만큼, 정부의 K-방산 기술력 홍보와 방산수출금융 지원 등이 수주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