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계속 설사하면…"혈액 수치보다 식이 관리가 치료 핵심"

경기동물의료원, 맞춤형 식이조절 임상 결과 공개

동물병원에서 치료 받는 강아지(사진 클립아트코리아)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경기동물의료원(대표원장 윤국진)은 최근 만성 염증성 장병증(CIE)과 단백소실성 장병증(PLE)이 복합 발생한 반려견의 치료 사례를 통해 난치성 장질환 관리의 핵심은 '단순한 혈액 수치 개선'보다 '임상 증상에 기반한 정교한 식이 조절'에 있다는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26일 용인 24시 경기동물의료원에 따르면 만성염증성장병증는 장 점막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소화·흡수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을 말한다. 이 염증으로 인해 체내 핵심 단백질인 알부민이 장을 통해 몸 밖으로 과도하게 누출되는 상태를 단백소실성장병증라고 부른다. 두 질환이 동반될 경우 알부민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복수나 흉수가 차게 된다. 이는 환견의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물병원에 내원한 이번 사례의 경우 이미 1차 동물병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았음에도 소화기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중등도의 복수가 동반된 심각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소장 점막에서 '줄무늬 징후'를 확인했다. 보다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소장 전층 생검도 실시했다. 그 결과 만성 장염과 함께 림프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단백질이 누출되는 '림프관 확장증'이 동시에 진단됐다.

치료 초기에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투여했다. 약물 용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저알부민혈증이 재발하는 등 정체기를 겪기도 했다. 대다수의 임상 현장에서는 약물을 더 증량하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경기동물의료원에서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다. 혈액 검사상 알부민 수치 0.1의 변화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환견의 실제 기력과 체중, 분변의 상태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의료진은 '식이 요법'의 근본적인 변화에 주목했다. 기존 처방 사료에 포함된 미량의 지방조차 환견에게는 자극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초저지방 홈메이드 식단'을 설계해 적용했다. 환견의 섭취량과 소화 상태를 일 단위로 미세하게 조절한 결과 설사 증상이 완화되고 체중 또한 안정적으로 회복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승혁 경기동물의료원 원장은 "난치성 소화기 질환 치료에서 혈액 수치는 임상적 상태를 가늠하는 보조적 지표 중 하나일 뿐"이라며 "궁극적인 치료 목표는 원활한 영양 흡수와 배변 활동을 통한 반려동물의 삶의 질 회복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약물 반응이 제한적인 단백소실성장병증 환자일수록 보호자와 수의사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환자에 최적화된 '정밀 식이 전략'을 수립하는 인내심 있는 과정이 완치를 향한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강조했다.[해피펫]

이승혁 경기동물의료원 원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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