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디자인 침해 끝까지 간다"…쿠쿠 정수기 유사논란 강경 방침
아이콘 시리즈 둘러싼 분쟁 장기화 조짐
"브랜드 아이덴티티 훼손 우려"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코웨이가 쿠쿠홈시스와 반복적으로 불거진 디자인 유사성 논란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아이콘 시리즈를 둘러싼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코웨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보호를 위해 원칙적인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24일 코웨이는 쿠쿠홈시스가 판매하는 정수기 제품군이 코웨이 제품과 디자인 측면에서 유사하다는 논란이 반복되면서 시장 혼선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선도 기업의 인기 라인업과 유사한 디자인 흐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일회성 논란으로 보기 어렵고, 의도성이 의심된다"는 것이 코웨이의 평가다.
코웨이가 2022년 6월 출시한 '아이콘 얼음정수기'는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각진 형상의 외관과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시장의 높은 주목을 받아왔다.
코웨이는 2022년 3월 아이콘 얼음정수기의 디자인권을 출원, 특허청(현 지식재산처) 심사를 거쳐 2023년 2월 등록을 완료하며 배타적 권리를 확보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아이콘 시리즈' 라인업을 구성함으로써 해당 디자인을 브랜드 고유의 핵심 자산으로 확립해 왔다.
이후 쿠쿠홈시스가 2024년 '제로 100 슬림 얼음정수기'를 출시하며 유사성 논란이 불거졌다.
코웨이에 따르면 쿠쿠홈시스의 정수기 디자인 기조는 아이콘 얼음정수기 출시 이후 이전과는 확연한 변화를 보였다.
코웨이 측은 해당 제품이 아이콘 얼음정수기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모방했다고 판단해 경고성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이의를 제기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코웨이는 2024년 4월 판매금지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코웨이는 "아이콘 정수기 디자인은 수년간 직원들의 노력과 수고가 축적된 핵심 디자인 자산이자 코웨이 정수기를 상징하는 핵심 아이덴티티"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자인 유사 수준을 넘어 기업 고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혼선을 초래할 경우, 단일 회사의 브랜드 가치 훼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오인과 혼돈을 유발해 건전한 시장 경쟁 체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원칙적인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코웨이의 우려는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수치로도 확인됐다.
한국갤럽이 2025년 8월 11일부터 22일까지 전국 20~69세 정수기 구매·렌탈 경험 소비자 10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실시한 정수기 디자인 유사성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가 두 제품의 디자인에 대해 '유사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이 중 38%는 '디자인 차이가 거의 없어 매우 유사하게 느낀다'고 응답해, 실제 소비자는 두 디자인에 대해서 비슷한 심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쿠의 디자인 유사 논란은 얼음정수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 쿠쿠가 출시한 '미니 100 초소형 정수기' 역시 코웨이 대표 제품인 아이콘 정수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다. 제품의 외관 형태는 물론 표시부 아이콘 배치와 조작부 구성까지 유사하다는 것이 코웨이 측의 평가다.
업계에서는 쿠쿠가 과거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하게 주장해 온 기업이라는 점을 들어 최근의 행보를 꼬집고 있다. 쿠쿠는 지난 2013년 밥솥 경쟁 브랜드 쿠첸을 상대로 특허권 소송을 제기하며 자사 기술의 권리 인정을 적극적으로 주장해 온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은 단순 외형이 아니라 기술, 소비자 경험, 누적된 브랜드 철학이 집약된 결과물"이라며 "유사 디자인 논란이 반복되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반복적인 유사 디자인 논란은 단순히 기업 간 다툼을 넘어, 산업 전반의 혁신과 공정한 경쟁 질서를 훼손할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라면서 "디자인의 가치를 훼손하는 관행이 굳어지는 것을 묵과하지 않고, 원칙에 따라 필요한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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