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두산로보틱스 지분 일부 매각…SK실트론 인수 재원 '9477억' 확보
두산, 두산로보틱스 지분율 50.06%로…"추가 매각 계획 없어"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두산(000150)이 두산로보틱스(454910)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K실트론 인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두산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두산로보틱스 보통주식 1170만 주를 기초자산으로 주가수익스왑(PRS, 장외파생상품거래) 계약을 체결하기로 의결했다고 23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1주당 8만 1000원, 처분 금액은 9477억 원이다. 지분 처분 예정일은 2026년 2월 27일이다.
현재 두산은 두산로보틱스 지분 약 68%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지분율은 50.06%로 낮아진다. 두산은 "공시일 현재 본건 매각 외 추가적인 두산로보틱스 주식 매각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두산은 지분 처분 목적으로 M&A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이라고 명시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SK실트론 인수전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최근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반도체 웨이퍼 전문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톱티어의 국내 유일 웨이퍼 제조사다. 2017년 SK그룹 편입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은 2조 1268억 원, 영업이익은 3155억 원을 기록했다. SK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리밸런싱)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
두산은 SK실트론을 인수해 반도체 소재·장비 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소재·장비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두산은 이미 반도체 테스트 기업인 '두산테스나'와 자회사 '엔지온'을 통해 후공정 분야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에 반도체 제조의 가장 기초가 되는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을 추가하면 반도체 전공정 소재(웨이퍼)부터 후공정(테스트)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밸류체인' 수직 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두산이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2007년 두산밥캣 인수로 그룹의 중심축을 옮겼던 것 이상으로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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