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9.6조 배터리 계약 해지…포드 전기차 생산 중단 후폭풍

체결 1년 만에 돌연 해지…포드 전기픽업 'F-150 라이트닝' 생산 중단 여파
전기차 보조금 중단에 판매 급감…수익성 악화 이유로 후속작 EREV로 선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LG에너지솔루션 본사 2023.7.27/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미국 포드와 체결했던 약 9조 6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계약을 해지한다고 17일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공시했던 포드와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에 대한 해지이며 사유는 거래 상대방의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 중단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LG에너지솔루션은 밝혔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총 7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부터 2032년 12월까지이며 금액은 약 9조 6000억 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2023년 연간 매출액의 약 28%에 달하는 수준이다.

앞서 포드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순수 전기(BEV)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T3)과 전기 상용 밴 개발 계획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대신 가솔린을 발전기로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를 F-150 라이트닝의 후속 모델로 개발하기로 했다.

F-150 라이트닝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출시돼 20만 대의 사전 예약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문이 쇄도하자 생산량을 크게 늘렸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해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10만 대에 그쳤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30일 바이든 행정부가 시행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예정보다 7년 앞당겨 조기 종료하자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 11월 F-150 라이트닝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2% 급감한 1006대에 그쳤다.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생산 중단 여파가 국내 배터리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SK온은 포드와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의 미국 내 생산 시설을 분리해 각각 독립적으로 소유·운영하기로 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SK온은 2022년 포드와 함께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테네시 공장과 켄터키 공장을 공동 운영해 왔는데, 관계 당국의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 말 SK온이 테네시 공장을, 포드가 켄터키 공장을 각각 소유·운영하는 형태로 바뀐다.

미국 미시간주(州) 디어본에 위치한 포드 트럭공장에서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이 생산되는 모습(자료사진). 2024.04.1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