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생산 올해 80만대 내년 '100만대'…관세 정면돌파

HMGMA 가세…올해 생산량 80만대 수준, 전년비 10%↑
美 판매량 180만대 돌파 '역대 최고' 전망…HMGMA 내년 생산 본격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 준공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올해 미국 현지 생산량이 80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역량을 끌어올려 미국 100만대 생산 체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17일 현대차·기아 IR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11월 미국에서 39만1408대를 생산했다. 사업장별로 앨라배마 공장(HMMA) 33만 2982대, HMGMA 5만 8426대다. 10월 생산량까지 집계된 기아는 조지아 공장(KaGA)에서 30만 1750대를 생산했다.

KaGA 11월 생산량을 제외한 현대차·기아의 올해 미국 생산량은 69만 3158대로 집계됐다. 공장별 월평균 생산량을 고려하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연간 미국 생산량은 약 79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생산량(71만 3173대)보다 약 10.7%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25%를 부과했으나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11월1일부터 15%로 인하됐다.

현지 생산 확대 거점은 HMGMA다. 지난해 하반기 시범 가동을 거쳐 올해 3월 준공했다. 당초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립했으나, 미국 전기차(BEV) 수요 둔화와 하이브리드차(HEV)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HEV도 함께 생산하는 혼류 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현재 생산 중인 차종은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 두 종이다. 2026년부터 기아와 제네시스의 모델도 HMGMA에서 함께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기아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등을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가 아이오닉5를 조립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현대차그룹은 HMGMA의 생산량을 내년에 빠르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 내 수요가 견조한 만큼 현지 생산을 극대화해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것.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HMGMA의 수장을 교체했다. HMMA 생산 전략을 총괄한 허태양 사장을 HMGMA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면서 본격적인 생산 확대에 나섰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올해 1~11월 미국에서 각각 89만 6620대, 77만 715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8.7%, 7.5% 증가했다. 합산 판매량은 1년 전보다 8.1% 늘어난 167만 3772대다. 역대 최고치인 2024년 판매량(170만 8293대)을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내년 현대차·기아의 미국 생산량이 약 10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미국 판매량의 현지 생산 비중을 6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현지 생산 비중은 41.7%로 2년 새 20%포인트(p) 가까이 늘리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생산 능력을 최대 50만 대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최근 조지아주 현지 언론을 통해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조지아주 공장 생산성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며 "자동차 생산은 물론 물류 공급망까지 현지화해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HMGMA) 생산성 최대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