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관절수술, 꼭 해야 할까…권일 원장이 말하는 핵심 조언

[인터뷰]권일 N동물의료센터 강북점 대표원장

권일 N동물의료센터 강북점 원장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관절 수술이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N동물의료센터 강북점 권일 대표 원장은 14년 넘게 관절질환 환자(환견·환묘)를 진료하며 수많은 슬개골·십자인대 수술을 집도해 온 외과 수의사(건국대 수의외과 석사)다. 관절질환 수술 경험이 많은 만큼, 권 원장은 '무조건 수술'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난 치료 접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관절질환 치료에서 권 원장이 보호자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치료 선택지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권 원장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재활치료, 관절 주사 등 비침습적 치료가 많아졌다"며 "주치의와 단계적으로 접근해 보고, 마지막에 수술을 고려해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부터 병원에서 촉진과 모니터링을 통해 관절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장기적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수술이 항상 답은 아니다…권일 원장 진료 철학

12일 N동물의료센터 강북점에 따르면 최근 내원 환자(환견) 구성은 확연히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낙상 등 후천적 골절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보호자 인식과 대처, 관리의 질이 높아지먼서 단순 골절은 감소했다. 슬개골 탈구, 십자인대 파열 같은 선천성·퇴행성 관절질환이 핵심 진료군을 이루고 있다.

관절질환 환자가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반려동물에서도 관절 주사를 적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권 원장은 "특히 콜라겐은 근육에 주사해도 될 정도로 안전성이 높고, 움직임이 적은 아이는 마취 없이도 시술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십자인대 파열로 왼쪽 뒷다리에 힘을 싣지 못하는 파행 증상을 보이는 라떼(N동물의료센터 강북점 제공) ⓒ 뉴스1
권일 원장이 TPLO 수술을 진행하며 콜라겐 관절주사 애니씰C를 시술하고 있다(N동물의료센터 강북점 제공). ⓒ 뉴스1

최근 십자인대 파열로 내원한 9살 믹스견 '라떼'는 TPLO(경골평면교정술) 수술과 콜라겐 관절주사를 병행했다.

그는 "회복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틀 만에 보행이 가능해졌고 열흘 만에 정상 보행에 가까운 속도로 좋아져 보호자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노령견 등 수술이 부담되는 환자에게도 관절주사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술 열흘 만에 정상적으로 보행하는 라떼(N동물의료센터 강북점 제공) ⓒ 뉴스1

보호자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지를 찾는 그의 진료 철학은 병원의 구조와 운영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됐다.

주차·대기공간·첨단장비까지…보호자 중심으로 재탄생하다

N동물의료센터 강북점은 올해 4월 강북구 미아동에 확장 이전했다. 2014년 개원 후 현재까지 꾸준히 환자가 늘었지만, 기존 병원 건물의 구조적 한계는 점점 뚜렷해졌다.

권일 원장은 "환자가 늘고 새로운 기술과 장비 도입을 위해 확장이 필요했지만 공간이 좁고 건물이 오래돼 한계가 있었다"며 "무엇보다 주차가 너무 불편해 보호자분들이 내원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몇 년간 준비해 올해 강북구 미아동으로 병원을 옮겼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단연 주차였다. 병원은 20여 대 주차가 가능한 전용 공간을 확보해 내원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N동물의료센터 강북점 외관 전경(병원 제공) ⓒ 뉴스1
지하1층이지만 천장을 뚫어 채광을 확보한 N동물의료센터 대기실 전경(병원 제공) ⓒ 뉴스1

또한 1층 면적이 좁아 로비를 억지로 배치하는 대신, 지하 1층 전체를 넓은 로비로 구성했다. 1층을 로비로 할 경우 보호자들이 진료실로 가기 위해 다른 층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다만 지하 공간 특유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천장을 뚫어 자연 채광이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권 원장은 "천장을 뚫어 1층 일부 면적을 포기하더라도 보호자 대기 공간에 햇빛이 들어오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보호자와 환자(환견·환묘)의 편의를 우선으로 생각해 의료진이 움직이면 되는 방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권일 원장(왼쪽) 무균 양압 수술실에서 십자인대 파열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N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확장 이전과 함께 CT(컴퓨터 단층촬영)와 무균 양압 수술실 등 첨단 장비를 도입했다. 추후 MRI(자기공명영상) 도입도 계획 중이다.

권 원장은 N동물의료센터 강북점의 강점으로 "내과·외과·영상의학 간 협진이 빠르게 이뤄지는 구조"를 첫손에 꼽으며 "10년 가까이 함께해 온 베테랑 직원들이 많다는 점도 병원의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고정 근무 수의사만 12명, 테크니션 16명 등 총 2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안정적으로 구성돼 있다.

의료진의 학구열도 높다. 빠르게 발전하는 수의학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매주 케이스 회의와 연구 모임을 이어오며 새로운 치료 옵션과 술기를 꾸준히 도입하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권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병원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보호자와 동물이 덜 불편하고 더 안심하고 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기본을 지키는 병원, 신뢰받는 병원으로 남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펫피플]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