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ESS 2차 입찰 본격화…너도나도 '국내 생산', 캐파 핵심 변수로

삼성SDI 15GWh vs LG엔솔 1GWh vs SK온 구축 단계
산업 기여도 중요…국내 생산 승부수에 캐파 경쟁 점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삼성 SDI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다. (자료사진) 2024.3.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위해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국내 생산'에 나서면서 이번에는 '국내 생산 캐파(능력)'가 변별력을 가를 새로운 변수로 꼽히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2차 사업은 지난 7월 입찰된 1차 사업과 유사한 총 540메가와트(MW) 규모로 전체 사업비는 1조 원대로 예상된다. 설비 준공 기한은 2027년 12월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2차 입찰을 앞두고 국내 생산 체제를 일제히 강화하고 있다. 1차 입찰에서 삼성SDI(006400)가 약 80%를 수주하는 이변을 만들었는데, 당시 전량 국내 생산 체제가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연말부터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국내 생산 준비에 돌입, 2027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SK온 역시 서산공장에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3사 모두 국내 생산 체제를 구축하면서 이 부분에서 비교 우위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생산 캐파가 새로운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번 사업은 총 540MW, 배터리 환산 3.24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안정적 공급 능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3사의 생산 캐파는 큰 차이를 보인다. 1차 입찰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앞세운 삼성SDI의 국내 생산 캐파는 15GWh 수준으로, 2차 사업 물량도 단독 대응이 가능하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 초기 생산 규모는 1GWh로 이는 2차 입찰 물량의 1/3 수준이다. SK온은 구체적인 생산 캐파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생산 여력을 기준으로 하면 삼성SDI가 당장 유리하다는 평가다. 대규모 사업인 만큼 기존 생산능력은 컨소시엄 참여 기업 입장에서 안정감을 주는 요소란 분석이다. 삼성SDI 역시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서는 수주 결과에 따라 캐파 능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내년 1월 입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대로라면 2027년 말 납품까지 증설·전환을 위한 2년이란 시간이 주어진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생산 계획을 발표하며 수요에 따라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온의 서산공장 생산 캐파는 7GW 수준으로, 수주 결과에 따라 대응할 수 있다는 게 SK온 측의 설명이다.

이에 입찰 심사 과정에서 현시점의 캐파가 우위 요소가 되는 동시에, 중장기 증설 계획도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산업 기여도 중요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를 고려할 때 "국내 생산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기업이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실제 정부는 이번 입찰에서 산업 기여도가 포함된 비가격평가를 40%에서 50%로 확대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인들을 만나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그런 걱정을 하지 않도록 잘 조치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국내 산업 기여도를 강조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