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대한항공, 국내 첫 재사용 우주발사체 메탄엔진 개발 착수

490억 규모…35톤급 추진력 메탄엔진 핵심 기술 확보 목표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조감도(현대로템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현대로템(064350)과 대한항공(003490)이 국내 최초로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기술 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3일 대전 KW컨벤션에서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주최로 열린 '지상 기반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기술' 개발 과제 착수 회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과 대한항공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과제를 수주했다. 2030년 10월까지 총 490억 원 규모로 추진된다. 메탄엔진 설계 및 연소기 개발 등 35톤급 추진력을 내는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핵심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다.

착수회의를 시작으로 양사는 국내 최초 메탄엔진 개발에 본격 돌입했다. 회의에 참석한 방위사업청, 국기연, 육군, 국방과학연구소, 우주항공청 등 정부 기관과 과제 참여 기관 관계자들은 향후 과제 운영안과 개발 세부 항목을 논의하며 과업의 성공을 다짐했다.

손재홍 국기연 소장은 "이번 과제를 통해 대한민국도 미래 우주안보의 핵심이 될 기술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됐다"며 "국기연은 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지원하고 대한민국 우주국방 기술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국정과제이기도 한 우리 기술 기반의 메탄엔진 개발을 통해 뉴 스페이스 시대 차세대 전략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메탄엔진은 기존 케로신(등유) 엔진 대비 연소 과정에서 그을음이 적고 저장성이 우수해 재사용 우주발사체에 적합한 게 특징이다. 미국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등이 차세대 표준으로 채택하는 등 세계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어 기술 자립 실현을 위해서도 개발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1994년 메탄엔진 개발을 시작해 2006년 국내 최초로 연소 시험까지 성공하는 등 메탄엔진 분야 기술을 꾸준히 고도화해 왔다. 이번 과제를 통해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엔진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기반을 확보하고 글로벌 우주발사체 시장 공략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현대로템은 이번 과제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해 기술개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형성 초기 단계인 국내 우주산업의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예정이다. 엔진, 연소기, 터보펌프 등 메탄엔진 각 분야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상생협력 모델을 발전시키고 연구개발을 확대해 K-우주산업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업에서 메탄 엔진 시스템의 심장이라 불리는 터보펌프 개발을 주도한다. 터보펌프는 발사체 엔진에서 연료인 액체 메탄과 산화제를 고압·고속으로 압축하는 핵심 부품이다. 영하 180도의 극저온 추진제와 수백 도의 고온 가스를 동시에 견디며 분당 수만 번 회전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난도가 높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첨단 K-우주산업의 비상을 위한 첫 단초가 될 이번 과제의 성공을 위해 메탄엔진 분야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남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장은 "기술 노하우와 역량을 결집해 메탄 엔진에 최적화된 고성능·고신뢰성 터보펌프 개발을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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