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유러피언'에 폴란드 잠수함 수주 실패…'60조' 캐나다 올인

수주 성공시 단일 해상 무기체계론 '역대 최대' 수출
빠른 납기·기술력·신뢰성 강점…최대 경쟁상대 獨 TKMS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왼쪽 둘째부터)이 지난달 3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모습.(한화그룹 제공)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장보고함 무상 양도' 카드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폴란드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끝내 고배를 마셨다. 유럽산 무기를 우선 구매하자는 유럽연합(EU)의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042660)과 HD현대중공업(329180)은 내년 최종 사업자가 발표될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총 사업비가 60조 원으로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8조 원)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폴란드, 韓 대신 스웨덴 사브 선택…'바이 유러피언'에 무릎

2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부총리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는 26일(현지시간) 스웨덴을 잠수함 3척 공급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주전에는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스웨덴 사브 등이 경쟁을 벌여 왔다.

특히 우리 정부는 한화오션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말 퇴역하는 우리 해군의 첫 잠수함인 장보고함(SS-Ⅰ, 1200톤급)을 폴란드에 무상으로 양도하기로 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던 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외신들은 폴란드 정부의 이번 결정을 두고 유럽산 무기를 우선 구매하자는 유럽연합(EU)의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정책과 스웨덴의 '상호구매 약속'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기술력이나 가격 등에서 한국이 밀린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 총력, '빠른 납기+검증된 품질' 강점

이제 이목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 여부에 쏠린다. 캐나다 정부가 8월 발표한 잠수함 획득사업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이 포함돼 있어 수주 가능성이 열려 있다.

우리 원팀은 이번 사업에 현존 디젤추진 잠수함 가운데 최강의 작전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3000톤급 '장보고-Ⅲ 배치-Ⅱ'를 제안한 상태다.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은 공기가 필요 없는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3주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하고 최대 7000해리(약 1만 2900㎞)를 운항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의 상품성은 물론 빠른 납기 역량과 검증된 잠수함 설루션, 현지화 전략 등으로 캐나다 해군의 호평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캐나다 해군이 운용 중인 노후 잠수함 4척과 동일한 물량인 최소 4척을 2035년까지 우선 확보해야 전력공백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신속한 납기로 기존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조기 퇴역이 가능해져 캐나다로선 유지∙보수 및 지원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고, 디젤 잠수함 중 잠항시간이 가장 길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경쟁 상대인 독일(TKMS)의 경우 현재 건조 중인 미검증된 잠수함이지만, 한화오션의 경우 이미 진수식도 마친 상태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자, 한화오션은 그룹 차원의 광범위한 경제·산업 협력 구상도 제시했다.

수주전의 주요 결정권을 쥔 실무 최고 책임자인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 또한 최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 글로벌 R&D센터를 연달아 방문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수주에 성공하면 단일 해상 무기체계 계약으론 사상 최대 규모다.

24일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왼쪽 다섯 번째)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한화오션과 방위사업청 고위 관계자들과 대형 골리앗 크레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4/뉴스1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