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HD현대 대산 NCC 통폐합 추진…석화 구조조정 신호탄(종합)
롯데·HD현대, 석화 재편안 제출…산업부 "집중 지원 제공"
대산서 수십만톤 감축 예상…여수·울산도 연내 합의 속도
- 원태성 기자, 임용우 기자,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임용우 김승준 기자 = 롯데케미칼(011170)과 HD현대케미칼이 합작법인을 설립해 대산 석유산업단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통합 운영한다. 이를 통해 NCC 생산량을 감축하는 동시에 정유-석유화학 수직계열화로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 중 첫 자율 구조조정안이다. 정부가 제시한 구조조정 제출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여수·울산 등 다른 석유화학 단지의 재편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은 이날 대산 산단의 석유화학산업 재편 계획안을 확정, 이날 정부에 승인을 신청했다. 정부 승인이 이뤄지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구조 재편 1호가 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오전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공동사업재편계획 승인 심사 신청을 했다"고 공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후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간 기업결합 건에 대한 사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사전심사는 기업결합을 하고자 하는 회사가 정식 심사 신고 기간 이전에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 여부에 대해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에서 각각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HD현대케미칼 지분은 HD현대오일뱅크 60%, 롯데케미칼 40%로 구성돼 있다.
우선 롯데케미칼은 기업결합을 위해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한다. 이후 분할신설법인은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소멸하고, 롯데케미칼은 합병법인 주식을 추가 취득한다. 최종적으로는 HD현대케미칼의 모기업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병법인 지분을 각각 절반씩 보유할 계획이다.
산업통상부도 양사의 제출된 계획을 심사해 세제·연구개발(R&D)·규제 완화 등 집중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유-석화 수직계열화를 통한 효율성 향상으로 중동·중국의 최신 설비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사업재편계획 제출 기한(연말)보다 한 달가량 빠른 일정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업재편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고부가·스페셜티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도 중요한 만큼 '석유화학산업 고부가화 R&D 로드맵'을 통해 사업재편 참여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지난 8월 제시한 에틸렌 생산량 감축량을 최소 수준이라도 맞추기 위해서는 대산에 이어 여수와 울산 단지에서도 추가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에틸렌 생산량 감축량은 270만~370만 톤이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이 1295만 톤인 것을 감안하면 정부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에틸렌 생산량을 18~25% 줄여야 한다.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량은 연 110만 톤, HD현대케미칼은 연 85만톤 규모다. 이번 합의로 감축하는 생산량은 수십만톤 정도로 알려졌다. 정부가 제시한 최소치라도 맞추기 위해서는 여수와 울산 산단에서도 대규모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울산 지역에서는 대한유화·SK지오센트릭·에쓰오일 등 3사가 외부 컨설팅을 바탕으로 재편안을 마련 중이다. 여수에서는 LG화학이 GS칼텍스에 여수 NCC 통합 운영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제안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여수와 울산 산단 내에서도 현재 업체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지만 정부가 제시한 기한은 준수한다는 목표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기한을 연장할 계획은 없다며 업계에 대한 압박 기조를 유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대산이 사업재편의 포문(gate)을 열었다면, 여수는 사업재편의 운명(fate)을 좌우할 것"이라며, "사업재편 계획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한 기업은 정부 지원에서 제외되며, 향후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는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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