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세대교체' 가속화…'AI 등 전문성 강화' 인사 전면 배치
3040 임원·부사장 등장…창립 이래 최연소 여성 임원도
AI 무한경쟁 속 실력·성과 중심 '기술 인재' 중용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연말을 맞아 주요 그룹에서 단행 중인 올해 임원 인사는 전문성을 강조한 '세대교체'가 주요 특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대응능력이 뛰어난 '젊은 피'를 과감하게 기용하는 모양새다. 또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미래 신사업 분야의 기술 인재를 전진 배치하면서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에 1970년대생의 고위 임원 전진 배치, 1980년대생의 임원 기용 확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25일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하는 내용의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경영 성과를 창출한 40대 부사장을 과감하게 발탁해 미래 경영진 후보군을 확대하며 조직 내 리더십을 강조했다.
DX부문의 로봇 전문가인 권정현(45) 삼성 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 팀장(부사장)이 대표적인 예다. 권 팀장은 로봇 핵심기술 개발 및 고도화를 주도했고, 로봇 AI 기반 인식과 조작 등 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며 40대에 부사장직에 올랐다.
이 밖에도 DS부문에선 이병현(48) 메모리사업부 DRAM PA2그룹장 부사장, 이강호(48) 파운드리사업부 PA3팀장 부사장, 정용덕(49)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MI기술팀장 부사장 등도 40대 부사장 대열에 합류했다.
30대 상무 승진 인사도 눈에 띈다. DX부문 MX사업부 System Performance그룹장 김철민 상무(39)와 DX부문 삼성 리서치 AI 모델팀 이강욱 상무(39)가 대표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날 정기임원 인사에서 30대 여성 상무(안소연), 40대 여성 부사장(김희정) 승진자를 배출했다. 두 명 모두 창립 이래 최연소 여성 임원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선 경영 성과가 우수하고 차별화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지배력 강화 및 신성장 동력 기반 확보에 기여한 인재들이 대거 임원을 달면서 연령대도 상무는 30대, 부사장은 40대로 낮아졌다.
CJ그룹의 경우에도 30대 경영리더를 대거 전진 배치하며 미래 성장동력 강화에 속도를 냈다. 이번 승진자 명단에 포함된 30대 경영리더들은 각 부문에서 실적 창출은 물론 신사업 발굴과 신규 포맷 구축을 주도하며 CJ그룹의 미래 전략을 실질적으로 견인해 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 같은 세대교체의 흐름은 향후 주요 그룹 인사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최근 인사에서 1970년대생 사장을 5명 배출했으며 LG전자(066570)는 아직 1970년대생 사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첫 배출 여부가 주목된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업종 특성상 1970년대생 비오너 출신의 사장급이 나오는 것은 다소 이르지만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자는 3~6명 이상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의 부사장 중 32%는 1970년대생이며 이번 인사에선 40%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82년~1989년생인 30대 후반~40대 초반 젊은 인재의 임원 발탁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100대 기업에서 이 연령대 임원은 약 100명이 활동 중인데 이번 인사에선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임원 인사에서의 또 다른 특징은 기술 인재의 전진 배치다. 주요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령에 상관없이 실력과 성과를 기준으로 기술 인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산업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로봇, 반도체 등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
AI·로봇·반도체 분야에선 기술 성과가 입증된 인재를 대거 전면에 배치됐다. DX부문에서는 Data 기반 신기술을 개발하고 Biz모델 개발 성과를 창출한 이윤수 부사장과 다년간 LLM 기반의 생성형 AI 핵심기술 개발을 리딩해 온 이성진 부사장이 발탁됐다.
최승기(갤럭시 폴드7 초슬림 기술을 개발)·김대영(디스플레이 자발광 QD 및 OLED 신모델 개발)·최고은(자율주행 로봇 개발) 등도 상무로 승진했다.
DS부문에선 주요 D램 제품의 완성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한 홍희일 부사장, 파운드리 2·3나노 공정 수율 확보에 기여한 김영대 부사장, 중국 등 글로벌 시장 개척을 주도한 제이콥 주 부사장 등이 승진자 명단에 포함됐다.
12월 초 부사장 이하급 인사를 발표 예정인 SK그룹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업, R&D(연구개발), 생산 등 현장 및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에도 지난해 리더십 교체를 단행한 만큼 올해 사장 인사 폭은 크지 않겠지만 AI 동맹 등 천문학적인 투자를 실행할 기술·기획형 젊은 임원이 대거 등용될 분위기다.
LG그룹도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한 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 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선언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도 이러한 기준이 적용될 전망이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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