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신장손상으로 의식 잃은 반려견…병원서 혈액투석 받고 회복
경기동물의료원, 혈액투석 치료 증례 공개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급성신장손상(AKI)으로 의식이 흐려진 강아지가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회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치료는 핍뇨성 AKI 환견에서 투석 치료가 생명을 살릴 만큼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24일 용인 경기동물의료원(대표원장 윤국진)에 따르면 최근 해당 반려견은 내원 열흘 전부터 식욕이 감소했으나 단순한 편식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돼 내원 3일 전부터 완전한 식욕 소실과 기력 저하가 나타났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의식이 흐려질 정도로 중증 상태였다. 검사 결과는 신우신염에 의한 급성신장손상 5단계(핍뇨기). 즉시 혈액투석을 시행하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하기 어려운 심각한 단계였다.
보호자는 의료진의 설명 후 지체 없이 치료 결정을 내렸다. 환견은 첫 투석에서 신장 수치가 빠르게 안정되며 치료 반응을 보였다. 이후 전신 쇠약을 고려한 집중 모니터링이 이어졌다. 입원 7일째 보호자를 알아보고 스스로 물을 받아먹기 시작하는 변화를 보이면서 회복의 신호가 나타났다. 이 작은 변화가 치료의 전환점이 됐고 이후 스스로 식사와 물 섭취를 재개하며 회복 속도를 높여갔다.
총 15일간의 입원치료와 두 차례의 혈액투석 끝에 환견은 일상 복귀가 가능할 만큼 회복했다. 동물병원 관계자는 "치료 시점이 생존 여부를 크게 좌우하는 AKI 환자에서 투석 치료는 신장이 회복될 시간을 확보해 주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혈액투석은 신장이 정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혈액 속 노폐물 제거, 과도한 수분 조절, 전해질 및 산-염기 균형 유지 등을 대신하는 대표적인 신대체요법이다. 반려동물에서는 사람과 달리 평생 투석을 지속하는 경우보다 급성신장손상(AKI)처럼 일시적인 투석을 통해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국제신장학회(IRIS)는 △충분한 수액치료에도 신장 수치가 계속 상승하는 경우 △ 6시간 이상 핍뇨 또는 무뇨가 지속될 때 △체내 과수화로 인한 부종·호흡곤란 등이 이뇨제에 반응하지 않을 때 △전해질 또는 산-염기 불균형이 내과적·외과적 치료에도 개선되지 않을 때 등을 투석 고려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조영욱 경기동물의료원 투석센터장은 "급성신장손상은 치료 타이밍이 생사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례는 보호자의 빠른 결정과 협조가 생명을 살리는 데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보여준다"면서 "혈액투석은 신장이 회복될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적인 치료이며, 적절한 시기 치료 여부가 예후를 크게 좌우한다"고 말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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