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이라더니" K 조선 '수주 잔고' 12조 감소 왜?…"걱정 없다"
3사 합산 수주고 1분기 147.4조→3분기 135.4조
효율성 향상에 인도량 늘어난 때문…수주 일부 감소도 영향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슈퍼사이클(초호황)'이라는 평가를 받는 K 조선의 수주 잔고가 12조원(8%)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발주량이 감소하고 있어 호황이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수주 감소보다는 생산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선박 인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올 들어 K 조선의 수주가 줄었지만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수익성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투기성 주문'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투기성 주문이란 선주사가 선박을 운영할 해운사를 확보하지 않은 채 선박을 발주하는 것을 말한다. 선주사가 앞으로 선가가 오르고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20일 각 사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조선 3사의 수주잔고는 1분기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는 추세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1분기 수주잔고가 84조 468억 원에 이르렀으나 3분기 잔고는 79조 8905억 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은 31조 402억 원에서 28조 9044억 원으로, 삼성중공업은 32조 3129억 원에서 26조 7300억 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3분기 3사 수주잔고를 더하면 총 135조 4439억 원이다. 1분기 합산 잔고 147조 3999억 원과 비교하면 8.1% 하락한 수치다.
잔고 감소는 올해 수주가 다소 부진했던 반면 생산 효율성은 대폭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142억 4000만 달러를 수주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액 205억 6000만 달러의 69.2%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전체 수주액 88억 6000만 달러의 71.3% 수준인 63억 2000만 달러,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73억 달러의 76.7%에 해당하는 56억 달러를 현재까지 수주했다. 연말이 다가온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반면 생산 효율화로 건조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1~3분기 납품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21조 78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은 납품액이 9조 6888억 원으로 26.0% 증가했다.
수주에 비해 납품이 더 빠른 속도로 늘면서 수주 잔고가 감소한 셈이다.
수주 잔고가 줄어들고 있지만 조선업계는 여전히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핵추진잠수함 등 새로운 시장뿐 아니라 최근 LNG 운반선이나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수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석유보다 친환경적인 연료에 대한 수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뒷받침 등에 힘입어 글로벌 LNG 생산 프로젝트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수주 목표와 실적 간 차이가 상대적으로 큰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도 1기에 2조~3조 원에 달하는 FLNG 수주로 목표치를 단번에 채운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LNG 선박에 대한 '투기성 주문'까지 발생, 업계 기대감을 더 높이고 있다. 노르웨이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최근 HD현대삼호에 7412억 원에 LNG 운반선 2척 발주한 선주사 BW LNG가 용선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발주했다며 투기성 주문(Speculative orders)을 넣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통상 선주사는 선박을 운영할 해운사를 확보, 용선(대여) 계약을 체결해 선박 운영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한 뒤 발주를 진행한다. 용선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발주했다는 것은 선주사가 추후 선박 수요의 추가적 증가를 전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가가 지금보다 상승할 것이라 보고 내린 판단일 것"이라며 "한국 조선사의 2029년도 납기 LNG 운반선 슬롯을 확보하려는 선주사 경쟁이 생길 것으로 보고 경쟁이 적은 단납기(2028년 납기) 슬롯을 합리적 가격에 가져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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