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 내년 글로벌 철강 수요 '증가'…K-철강, 실적 기대감

4년 연속 감소 후 첫 증가…美·印 위주 성장 전망
K-철강, 올해 생산량·판매가 모두 하락…"업황개선 기대"

29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2025.10.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내년 글로벌 철강 수요가 5년 만에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 회복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원가 절감을 통해 생산량 감소와 판매가 하락 속에서 실적을 방어해 왔다. 최근 중국산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로 시황이 개선되고 있어 수요가 회복된다면 실적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WSA "내년 조강 수요 1.3~1.4% 증가"

19일 세계철강협회(WSA) 통계를 현대차증권과 하나증권이 각각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전 세계 조강(쇳물) 수요는 올해 대비 1.3~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철강 수요는 2022~2025년 4년 연속 감소했다. 5년 만에 철강 수요가 '플러스'로 돌아서는 셈이다. 4년 연속 감소는 2차 오일쇼크 이후 1980~1982년 3년 연속 감소했을 당시보다도 더 장기간 역성장한 사례로 꼽힌다.

내년 철강 수요 회복은 미국과 인도가 주도할 전망이다. 미국은 철강 품목 관세의 수혜로 현지 생산 철강 출하량이 증가하고 있고, 인도 역시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자동차 생산 증가에 힘입어 생산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실제 미국의 철강 수입량은 꾸준히 감소했고 올해 9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3%가량 줄었다. 반면 내수 출하량은 9월 13% 증가했다. 인도의 철강 수요는 올해 1억 6000만 톤에서 2030년 2억 2000만 톤으로 연평균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 세계 1위 철강 소비국인 중국이나 유럽연합(EU) 역시 그간 지속된 감소에 따른 기저 효과로 철강 수요가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025.7.31/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반덤핑관세 부과 열연강판 위주 가격 상승 전망"

내년도 글로벌 철강 시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 회복 기대감은 더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 등 철강업체들은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이 소폭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포스코의 1~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조 8089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6%가량 개선됐다. 현대제철의 경우 1~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하락했으나 3분기 영업이익이 932억 원으로 81% 확대하며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가격이나 판매량 상승 등 업황 개선 덕분이 아니라 자잿값 하락 등에 힘입어 실적을 방어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의 1~3분기 조강 생산량은 2582만 톤으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2589만 톤)을 유지했고, 현대제철은 1333만 톤으로 소폭(3.3%) 하락했다. 가격도 포스코의 경우 3분기까지 톤당 평균 가격이 열연제품은 86만 6000원, 냉연제품은 107만 1000원으로 지난해 전체 대비 각각 4.8%, 3.9% 하락했다.

원자잿값도 하락했는데, 포스코 기준 철광석 가격은 1년 전 톤당 13만 7000원에서 13만 원으로, 석탄 가격은 톤당 34만 3000원에서 26만 원으로, 철스크랩은 톤당 51만 원에서 48만 원으로 각각 내려갔다.

내년에는 글로벌 철강 수요가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중국 저가 수입 물량에 대한 반덤핑 관세가 이어지는 만큼 가격 등 업황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국·일본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열연강판을 중심으로 국내 철강 가격의 상승이 예상된다"며 "전 세계 수급 개선으로 철강 가격의 강보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 연구원도 "기존 열연제품 재고 소진 이후 연말 혹은 연초부터 열연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건설용 강재 수요도 소폭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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