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대응에 갈 길 바쁜 K-조선, 설비투자에 일단 2.2조 투입

HD현대, 3년간 투자액 33%↑…삼성, 전년比 21%↑
美 투자·핵잠·해외거점 확대 등 대비…"미래 투자 확대"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향후 2~3년간 설비 투자에 약 2조 2000억 원을 우선 투입한다. 당초 계획 대비 설비 투자 규모를 늘린 것으로 마스가(MASGA) 프로젝트, 핵추진잠수함 건조, 해외 생산 거점 확대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HD현대 15조 원, 한화 11조 원 등 대규모 투자를 공언한 만큼 앞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해 나가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한국조선해양, 7098억→9445억 투자…한화오션, 4분기만 7194억

18일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2025~2027년 3년간 설비 신설·매입에 총 9445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3월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선 같은 기간 설비 투자에 총 7098억 원을 쓰겠다고 밝혔는데 33%가량 증가한 것이다.

3월 사업보고서에선 2025년 전체 기간의 투자 금액이 3808억 원이었으나 이번 분기보고서에선 남은 4분기 동안의 투자 금액만 4858억 원으로 책정됐다. 기간이 줄었음에도 투자 비용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시점이 늦을수록 투자 금액을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2026~2027년 투자 규모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중공업(010140)은 내년도 투자 금액을 43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사업보고서에서 제시했던 올해 투자 규모 3559억 원 대비 20.8%가량 높은 수준이다. 올해 4분기에도 1162억 원의 투자를 마저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오션(042660)은 내년도 이후의 계획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올해 4분기에만 7194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총 1조 281억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1년 전에 비해 설비 투자 금액을 4배 확대한 규모다.

올해 4분기를 포함해 공개된 조선 3사의 설비 예상 투자 총액은 △HD한국조선해양 9445억 원 △삼성중공업 5462억 원 △한화오션 7194억 원 등 총 2조 2101억 원에 달한다.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미포 수출 도크.2025.8.25/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경영환경 급변에 투자 확대 필요성…HD현대 15조, 한화 11조 '투자 경쟁'

조선업계가 설비 투자 확대에 나선 것은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속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마스가 프로젝트나 핵추진잠수함 확보 등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이 다가오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對) 중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 효율성 제고와 해외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서는 점도 투자 확대 요인이다.

실제로 조선업계는 국내 설비 투자를 포함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지난 1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향후 5년간 조선 분야 7조 원을 포함해 총 15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도 5년간 총 11조 원을 국내 조선·방산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여 부회장은 글로벌 잠수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거제 옥포조선소를 확장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화는 이외에도 50억 달러(약 7조 원)를 미국 필리조선소에 투자할 예정이다. HD현대도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털과 손잡고 50억 달러 규모의 마리타임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중공업도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미국 비거마린 그룹과 손잡고 미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 나서는 등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안전 환경과 대미 사업, 스마트 자동화 연구 및 설비 투자가 늘어나면서 투자 계획이 증가했다"며 "비거마린과 MRO를 비롯해 트레이닝 센터 조성, 상선 건조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미래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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