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반도체' 재고도 절반 '뚝'…가격 어디까지 오를까

삼성전자 재고 절반 '뚝'·SK하닉도 감소…"생산 즉시 출하"
공급 부족으로 가격 급등…올 초 대비 D램 5배·낸드 2배 상승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모습. (삼성전자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을 맞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창고에 쌓여있던 제품까지 팔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이 계속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당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연초 대비 각각 5배와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량 확대에 나섰지만 폭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생산공장 신설에 시간이 필요한 데다 늘어나는 생산량보다 수요 증가 폭이 더 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삼성전자 재고 절반 '뚝'·SK하닉도 감소…"생산 즉시 출하되는 상황"

1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발표한 3분기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양사의 반도체 재고 자산은 2년 전에 비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지난 3분기 말 '제품 및 상품'(완제품) 재고자산은 3조4043억 원으로 지난해 말 5조3944억 원과 비교하면 2조 원 가까이 줄었다. 2년 전(6조4767억 원)과 비교했을 때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재고가 감소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제품 및 상품' 재고자산은 2조1522억 원으로 1년 전(2조 5210억 원)과 비교해 약 3600억 원 줄었다. 2년 전(3조6021억 원)과 비교했을 때는 1조 4000억 원 줄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시장을 선점한 덕분에 반도체 재고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3분기 실적발표에서 "메모리 수요 강세로 D램과 낸드 모두 전 분기 대비 재고가 감소했다"며 "특히 D램은 재고가 지극히 낮은 수준으로 DDR5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된 제품이 고객에게 즉시 출하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아울러 양사는 모두 HBM과 D램, 낸드플래시의 내년 물량까지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다고도 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공급 부족으로 가격 급등…올 초 대비 D램 5배·낸드 2배 상승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올해 1월 말 각각 1.35달러, 2.18달러이던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달 말 7달러, 4.35달러로 각각 5배, 2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일부 메모리 제품의 계약 가격을 두 달 사이 60%가량 올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D램의 현물 가격도 최근 1달 새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탑재하는 PC·모바일 기기의 가격 인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 DDR4(16Gb, 2Gx8 기준)의 지난달 말 현물거래 가격은 2달 전 13.2달러에서 지난달 25.5달러로, DDR5의 가격 역시 7.7달러에서 15.5달러로 2배 뛰었다.

D램과 낸드의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설비투자를 늘린다고 발표했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전 세대에 걸친 GPU 수요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2026년까지 메모리의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적"이라고 했다.

하나증권은 "서버 중심의 강한 수요로 인해 서버향 DRAM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상승 폭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며 "아울러 서버향 공급 확대로 인해 모바일 및 PC DRAM 부문의 공급이 축소되면서, 해당 전방산업향 DRAM 가격의 상승 폭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