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팬오션↑ HMM↓…해운 3Q 성적표, 사업 다각화에 갈려
글로비스 '고객사' 팬오션 'LNG'로 선방…'컨선 쏠림' HMM 실적↓
HMM 벌크, 글로비스 LNG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주요 해운사의 3분기 성적표가 엇갈렸다. 글로벌 불확실성 가중 속에서도 현대글로비스(086280)와 팬오션(028670)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업계 맏형 격인 HMM(011200)은 실적이 급감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적 향방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여부에 따라 갈렸다는 평가다. 사업 다각화로 리스크를 분산한 해운사들이 선방하면서 앞으로 사업 다각화 노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3분기 7조 3550억 원의 매출, 52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올렸다. 1년 전에 비해 매출은 1.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11.7% 증가했다.
특히 해운 부문 영업이익은 1955억 원으로 같은 기간 80.5% 늘었다. 글로벌 물류 시황 하락과 일부 고객사의 물동량 감소로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신규 고객사 확보를 통한 실적 개선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를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완성차 운송 물량을 늘려 왔다. 전체 완성차 해상운송 매출에서 현대차·기아 등을 제외한 비계열 비중은 지난해 40%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50%를 넘어섰다.
팬오션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 2695억 원, 125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6%, 2.2% 감소한 수치다. 실적이 소폭 감소했으나 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기준 영업이익 1272억 원)에는 부합했다는 평가다.
팬오션은 전반적인 해운 시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도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 부문이 호실적을 거두며 선방할 수 있었다. 드라이 벌크 부문, 컨테이너 부문, 탱커 부문 등 영업이익은 25~57%가량 감소했지만 LNG 부문은 세 배 이상의 수익을 확보했다.
반면 HMM은 두 선사에 비해 고전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29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7% 감소했다. 매출액도 23.8% 줄어든 2조 7064억 원에 그쳤다.
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기준 영업이익 2772억 원)에는 부합했으나 컨테이너선 시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3분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평균은 1481p로 1년 전에 비해 52% 하락했다. HMM은 컨테이너선이 전체 매출 80%가량을 차지한다.
해운업계는 미중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실적 악화 기로에 놓인 바 있다. 관세 인상 위협과 미중 상호 간의 입항세 부과로 물동량이 감소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입항 수수료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그럼에도 해운사들의 실적이 엇갈린 배경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고객사를 다각화하며 수입원 추가 확보에 나섰고 팬오션은 호황기에 진입한 LNG 사업을 통해 나머지 사업 부문의 실적 악화를 방어했다.
해운업계는 추가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는다는 계획이다. HMM은 지난해 1월 기준 35척이던 벌크선을 올해 6월 기준 46척으로 늘린 바 있다. 총 5조 6000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벌크선 선대를 110척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 고객사 확보 외에도 LNG 운송 사업 확대로 추가적인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1척인 LNG 운반선 보유량을 늘려나가기 위해 신조 발주도 검토하고 있다.
미중 양국의 입항세 철회가 미칠 영향에 대해선 각 사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입항 수수료 부과 1년 유예를 발표하면서 화주에게로 전가하려고 협상 중이던 연간 2000억 원 수준의 비용 우려가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HMM에 대해 "현재 선박 발주량을 감안하면 향후 2~3년간 연간 (글로벌 선복량) 공급 증가율은 5%가 넘어가는데 미중 항만수수료 유예도 공급 증가 요인"이라며 "컨테이너선 운임은 장기적으로는 우하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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