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런던 버진 애틀랜틱 취항…대한항공·아시아나 3파전 예고
내년 3월부터 주7회 운항…영국항공 이후 6년 만에 외항사 복귀
대한항공·아시아나, 슬롯 버진에 이관…슬롯 추가 확보 운항 계속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영국 2위 대형 항공사(FSC) 버진 애틀랜틱이 내년 3월부터 인천-런던 노선에 취항한다. 기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던 노선에 약 6년 만에 외항사가 직항편을 운항하는 것이다. 직항 항공사가 2곳에서 3곳으로 늘어난 만큼 여행객 유치를 두고 항공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버진 애틀랜틱은 내년 3월 29일부터 인천-런던(히스로) 노선을 주 7회(매일)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총 264석 규모의 보잉 B787-9 항공기가 투입될 예정이다.
항공기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2시 10분 히스로공항에서 출발해 다음 날 오전 10시 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복귀편은 낮 12시 2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현지 시각으로 오후 6시 50분 히스로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인천-런던 노선에 외항사가 들어오는 건 약 6년 만이다. 과거 영국 1위 FSC 영국항공(BA)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해당 노선의 직항편을 운항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12월 운항을 잠정 중단한 이후 지금까지 복항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해당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2곳에 불과했다.
버진 애틀랜틱의 신규 진입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의 산물이다. 영국 경쟁당국(CMA)은 양사 통합사 출범 시 인천-런던 노선에 독과점 우려가 있다고 보고 2023년 대체 항공사로 버진 애틀랜틱을 지정했다. 이에 따라 버진 애틀랜틱은 양사로부터 최대 7개의 슬롯(공항 이착륙 시간)을 이관받을 수 있게 됐다.
히스로 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는 슬롯은 각각 10개, 7개다. 슬롯을 이관하더라도 다른 항공사로부터 슬롯을 확보해 양사 모두 인천-런던 노선을 지금과 같이 주 7회(매일) 운항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히스로는 상대적으로 비싼 공항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럽의 관문 공항이란 상징성이 크다"며 "운수권은 계속 갖고 있는 만큼 양사 모두 런던 노선을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진 애틀랜틱은 최대 강점으로 인천-런던 직항편 중 유일하게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의 중간 형태인 '프리미엄석'을 운영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 외에도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인 어퍼클래스석 등 3개 객실을 운용한다. B787-9 항공기가 최신 기종인 만큼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도 제공된다.
대한항공은 인천-런던 노선에 계속해서 보잉 B777-300ER을 띄운다. 총 277석 규모이며 3사 중 유일하게 일등석을 운영한다. 이코노미석(일반석) 좌석도 33~34인치 간격에 18.1인치 너비를 확보, 동급의 버진 애틀랜틱 좌석(간격 31인치·너비 17인치)이나 아시아나항공 좌석(32~33인치·18인치)보다 넓은 편이다. 다만 1호기 도입이 2009년 이뤄진 기종으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총 311석을 갖춘 에어버스 A350-900을 인천-런던 노선에 지속 투입할 방침이다. 2017년 1호기가 도입돼 최신 기종에 속한다. 기내의 기압, 습도, 조명 등이 개선돼 승객들에게 쾌적한 탑승 경험 선사하며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좌석 등급은 크게 △비즈니스 △이코노미 등 2가지로 운영되는데, 이코노미석 대비 좌석 간격을 4인치 더 넓힌 '이코노미 스마티움'도 제공한다.
버진 애틀랜틱의 진입으로 인천-런던 노선을 이용하는 여객수도 늘어날지 주목된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36만 5902명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운항 편수는 1611편으로 4.8%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이자 영국항공이 운항했던 2019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여객과 운항 모두 회복률이 70% 수준에 그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양사의 인천-런던 노선의 탑승률은 85%를 웃돌았다"며 "수요가 견조한 만큼 공급 증가로 항공권 가격이 저렴해지면 이용객이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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