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O 오픈AI로, 부사장 AMD로…AI 부활 내건 인텔 "쉽지 않네"
인텔 AI 사업 이끌던 임원들, 경쟁사 이탈 속출
흑자 전환, 美 정부투자 등 성과에도 미래 경쟁력 물음표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인텔의 인공지능(AI) 사업을 이끌던 최고기술책임자(CTO), AI 가속기 사업을 주도하던 부사장이 각각 오픈AI와 AMD로 이직하는 등 주요 임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의 올해 3월 취임 후 인텔의 재무 성과가 개선되고 주가 상승 등 성과가 나오고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AI 경쟁력 강화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인텔의 AI 사업의 최고 책임자였던 사친 카티 인텔 CTO는 최근 오픈AI에 합류했다. 인텔의 AI 사업은 립부 탄 CEO가 직접 이끌기로 했다.
카티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15년간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인텔에 입사해 네트워킹 그룹에서 근무했고, 올해 4월 탄 CEO 체제에서 CTO 겸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로 승진했다.
오픈AI는 AI 칩을 대규모로 구매하는 최대 잠재 고객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자체 칩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어 향후 인텔의 AI 칩 사업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오픈AI는 지난달 브로드컴과 맞춤형 AI 가속기를 위한 협업을 발표한 바 있다. 오픈AI가 가속기와 시스템을 설계하고, 브로드컴과 파트너십으로 가속기 및 시스템을 개발·배포하는 방식이다.
인텔의 AI 가속기 '가우디' 개발을 주도하던 사우라브 쿨카르니 부사장은 직접 경쟁사인 AMD로 이직했다. AMD는 인텔과 중앙처리장치(CPU) 부문에서 수십 년간 경쟁해 온 기업으로, TSMC와 적극적으로 협업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최근에는 AI 가속기 '인스팅트'(Instinct)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엔비디아에 이어 유력한 AI 가속기 공급업체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오픈AI로부터 4년간 1000억 달러 규모의 AI칩을 수주하기도 했다. 가우디를 개발하는 인텔에는 핵심 경쟁자다.
이보다 앞서 올해 롭 브루크너, 로낙 싱할 등 주요 기술 리더들도 인텔을 떠났다. 테크 업계가 이직이 활발한 편이지만, 인텔이 전사적으로 AI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연달아 이뤄진 인재 이탈은 뼈아프다.
인텔은 최근 몇 년간 파운드리 적자 누적, AI 칩 실기 등으로 위기에 빠졌다. 다만 올해 3월 립부 탄 CEO 취임 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을 내고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6개월간 주가도 70%나 상승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및 반도체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인텔 지분 10%를 인수하면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도 인텔에 5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기로 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했다.
인텔이 재무적 성과와 미국 정부의 자금 유치 등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요 인재의 이탈은 경쟁사 대비 성과 보상, 기술적 비전 등이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인텔은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 3분기 기준 직원 수는 8만 84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만5700명(28.8%) 감소했다.
대규모 감원은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에 기여하지만, 연구·개발(R&D) 등 미래 성장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 파운드리 대형 외부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점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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