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웰 수요 강력"…내주 엔비디아 실적, AI 거품 불식시키나

젠슨 황, TSMC 방문 "블랙웰 수요 매우 강력…웨이퍼 증가"
AI 수익성 의구심에 주가 급락…엔비디아 19일 실적 관건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일 대한 신주에서 열린 TSMC 체육대회에 참석,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신 AI 가속기 블랙웰 시리즈의 수요가 강력하다고 주장했다. 다음 주 발표될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및 전망이 AI 거품론의 확산 여부를 판가름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지난 8일 TSMC가 대만에서 개최한 연례 체육대회에서 "블랙웰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며 "TSMC로부터 웨이퍼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블랙웰 칩 전량은 대만 TSMC가 제조한다. 웨이저자 TSMC 회장도 "황 CEO가 웨이퍼를 요청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수량은 기밀이라고 말을 아꼈다.

황 CEO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로부터 최첨단 메모리 샘플을 받았다고도 언급했다. 이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모든 고객사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샘플을 보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황 CEO의 발언은 최근 AI 거품론이 다시 확산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블랙웰의 견고한 수요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가속기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실적 및 전망은 곧 AI 시장의 시황과 전망을 판단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엔비디아는 오는 19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3분기(2025년 8~10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주가 급등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100조 원)를 돌파했지만, 다시금 확산한 AI 거품론으로 최근 5거래일 만에 주가가 약 10% 급락했다.

여전히 AI 인프라 투자가 견조한 상황에서 다시 거품론이 제기된 이유는 대규모 AI 투자 대비해 불투명한 수익성 때문이다.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지난해 매출 37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50억 달러에 달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업은 클라우드, 광고 사업 등으로 수익을 내 AI 인프라에 재투자하고 있지만, 오픈AI를 비롯한 AI 기업의 수익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다. 주가 상승 폭이 워낙 큰 만큼 불안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MS, 알파벳(구글), 메타, 아마존의 올해 자본지출은 3700억 달러에 달하고, 내년에는 규모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런 AI 인프라 확대에 힘입어 HBM 등 AI 메모리와 서버용 D램, 기업용 SSD 등 수요가 급증해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황 CEO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세 곳 모두 우수한 메모리 제조사이며, 엔비디아를 지원하기 위해 막대한 생산 능력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AI 시장의 향방은 다음 주 엔비디아가 제시할 실적 수치를 넘어 블랙웰의 구체적인 출하 계획과 4분기 이후 가이던스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황 CEO가 언급한 대로 블랙웰 출하량이 압도적인 견조함을 보여줄 경우 반등 가능성이 기대된다. 반면 전망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AI 거품론이 지속해서 확산하며 AI 공급망 주요 기업들의 주가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