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 용퇴…사업지원TF 정식 조직 상설화(종합)

초대 실장에 박학규 사장…"컨트롤 타워 부활과 무관"
정현호 부회장, 후배 위해 물러날 적기 판단한 듯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부회장)이 11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 통해 귀국했다. 2024. 10. 11/뉴스1 ⓒ News1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정현호 삼성전자(005930)(005930) 부회장(사업지원TF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보좌역으로 이동한다. 사업지원TF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미래전략실 해체 후 8년간 임시조직으로 운영됐지만 사업지원실로 재편됐다.

삼성전자는 7일 사업지원TF 사장단과 임원의 위촉업무 변경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이었던 정현호 부회장은 회장 보좌역으로 이동하고 후임은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이 맡게 됐다. 박학규 사장은 사업지원실장으로 위촉업무가 변경됐다.

추창훈 삼성전자TF 부사장은 사업지원실 경영진단팀장으로, 문희동 부사장은 사업지원실 피플팀장으로 업무가 변경됐다.

사업지원TF, 사업지원실로 개편…8년 만에 정식 조직으로 운영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개편했다. 이로써 미래전략실이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해체된 후 2017년 11월 출범한 사업지원TF는 정식 조직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이 컨트롤타워 부활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시 조직이었던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팀으로 상설화된 것"이라며 "우리가 공식적으로 컨트롤 타워를 만드는 것은 전혀 아니다. 기존 경영진단실과 사업지원TF 역할에 변동은 없다"고 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 023.10.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정현호 부회장 용퇴…후배 위해 물러날 적기 판단한 듯

정현호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실적이 개선되는 등 사업이 정상화하는 시점을 맞아 후배들을 위해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을 회복한 것은 물론 고대역폭메모리(HBM) 엔비디아 납품, 시스템반도체 대규모 수주 등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평소에도 위기가 진정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삼성전자 국제금융과로 입사한 후 2002년 삼성전자 경영관리그룹장, 2006년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상무, 2008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지원팀장을 역임했다.

2010년 12월엔 삼성전자의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을 맡은 후 6개월 만에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14년 4월 미래전략실 인사 지원팀장으로 옮겼고,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미래전략실 해체로 삼성을 떠났지만 같은 해 11월 사업지원TF장으로 삼성전자에 복귀했다.

한편 초대 사업지원실장을 맡은 박학규 사장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출신 재무통으로 이재용 회장이 깊이 신뢰하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좋아했던 박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문과생이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S/W 관련 학과였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박 사장은 KAIST에서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을 지낸 이재규 교수의 지도를 받아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2014년부터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을 맡아 조직 체질 개선을 주도했고, 경영진단팀장도 역임하는 등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지난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퇴사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사업지원 TF 신설과 함께 삼성SDS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이후 2020년 1월에는 사장으로 승진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지원실 실장(CFO)으로 삼성전자에 복귀했고, 전사 경영지원실장,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정기 인사에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추창훈 사업지원실 경영진단팀장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부장, 인사팀 상무,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상무를 거쳐 2020년 사업지원TF 부사장에 올랐다.

이종혁 사업지원실 피플팀장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인사팀 상무, 종합기술원 인사팀장, 사업지원TF 인사담당 상무를 거쳐 2022년 사업지원 TF 부사장을 역임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