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사재기까지" DDR5 현물가 30%↑ 계약가 동반↑ '슈퍼사이클'
구형·신형 D램 두 자릿수 상승…낸드도 공급부족 심화
제조사-고객사 계약가격도 가파른 상승…"생산 확대 총력"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메모리 현물 시장에서 최신 D램인 DDR5 가격이 이번 주 3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D램과 낸드 모두 기업 간 장기 계약가격과 현물 가격이 일관되게 상승하면서 메모리 공급부족에 따른 '슈퍼 사이클' 장기화 전망에 힘이 실린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번 주(10월29일~11월4일) DDR5 칩의 가격은 전주 대비 30% 급등했다.
트렌드포스는 "매수자들이 즉시 호가를 확보하면서 현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고 킹스턴과 같은 주요 모듈 업체들이 출하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매자들이 견적을 받자마자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PC용 D램으로 널리 사용되는 구형 D램(DDR4 1Gx8 3200MT/s)의 평균 현물 가격은 지난주 9.52달러에서 이번 주 10.63달러로 11.6% 상승했다.
낸드 현물가격도 급등세를 보였다. 트렌드포스는 "제품을 보유한 업체들이 가격 상승을 예상하며 판매를 꺼리는 탓에 시중에 제품 공급이 전무하다"며 "공급 부족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SSD, 모바일 등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512Gb TLC 낸드 칩의 웨이퍼 현물 가격은 전주 대비 14.2% 상승한 5.51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이 불확실 때는 메모리 현물 가격과 고정거래가격의 흐름이 불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현물가격과 고정거래 가격 모두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10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7.0달러로 전월(6.3달러)보다 11.1% 올랐다. DDR4 고정거래 가격이 7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 12월(6.3달러) 이후 6년 10개월 만이다.
특히 D램익스체인지 조사 이래 처음으로 가격이 7개월 연속 전월 대비 두 자릿수로 상승하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다. DDR5 주류 제품(16Gb DDR5 SO-DIMM)의 10월 평균 가격도 59달러로 전월 대비 25.5%나 상승했다.
구형 D램은 메모리 3사가 단종을 목표로 생산량을 줄이는 상황에서 재고를 축적하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DDR5의 경우 메모리 3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서버용 D램 수요도 증가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졌다. 4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은 3분기 대비 25~30% 상향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10월 평균 고정거래 가격도 전월보다 14.9% 오른 4.35달러를 기록했다. 낸드 가격 역시 연중 최고가로, 올해 1월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낸드 계약 가격은 지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견조한 수요 증가세를 전망하면서 내년 메모리 투자를 올해보다 상당 수준 늘리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D램은 선단 비트 증산을 위한 설비투자에 집중하고, 낸드는 선단 공정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일반 D램과 낸드는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해 수요 증가에 대응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증산하려고 해도 라인을 증설한 것처럼 확연히 늘어나진 못하고, 공정 효율화와 고용량 제품 전환으로 비트 그로스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D램과 낸드 생산 능력을 높여서 시장의 수요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HBM 생산능력 확장에만 집중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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