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 美 출격…도요타 '독식' HEV 도전장
팰리세이드 HEV 10월 본격 고객 인도…텔루라이드 HEV 내년 출시
도요타 장악 준대형 SUV HEV 공략…"美 신성장 동력, 점유율 확대"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가 미국에서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HEV)를 출시했다. 기아(000270)도 내년 동급인 신형 텔루라이드 HEV를 선보일 예정이다. 도요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준대형 SUV 하이브리드 시장을 공략,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월 팰리세이드 HEV를 출시했고,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지난 7월 가솔린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주력인 HEV 모델을 추가로 내놓았다.
시작은 순조롭다. 팰리세이드 HEV는 지난달 미국에서 2470대를 판매하며 싼타페 HEV(4472대). 아반떼 HEV (2440대) 등과 함께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를 견인했다.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HEV 판매량은 1만7773대로 전년 동월 대비 36.9% 증가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HEV 출시로 미국 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을 통해 팰리세이드의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팰리세이드는 전량 울산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팰리세이드는 수익성이 굉장히 좋은 차로 4분기 수익 개선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며 "팰리세이드 HEV의 미국 현지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기아 역시 마찬가지다. 팰리세이드와 동급이면서 기아의 미국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도 첫 HEV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내년 텔루라이드의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3세대 모델은 현재와 같이 전량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정성국 기아 IR 담당 전무는 "미국에서 HEV는 명확한 성장 드라이버로 올해 미국 HEV는 약 80% 성장했다"며 "내년 셀토스와 텔루라이드 HEV 출시로 비슷한 성장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대차·기아가 HEV 풀라인업 구축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이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10월 미국에서 165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지난해 기록한 연간 역대 최대 판매 170만대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미국에서 SUV 기준 투싼, 스포티지, 싼타페, 쏘렌토 등 중형급 이하 HEV 모델만 선보였다. 이들 HEV 모델은 미국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현대차·기아의 현지 판매를 견인했다. 하지만 도요타(렉서스 포함)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HEV 판매를 시작하고, 기아가 내년 텔루라이드 HEV까지 출시하면 하이브리드 판매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은 도요타가 절대 강자다. 특히 경쟁 모델이 적은 준대형급 이상 SUV 하이브리드 시장은 도요타 하이랜더가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최근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미국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됨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도요타와 동일한 환경에서 경쟁하게 됐다. 도요타 하이랜더 HEV의 판매가(MSRP)는 4만 7770 달러부터며, 팰리세이드 HEV는 4만 6160 달러(사륜구동 기준)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싼타페와 투싼 등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한 만큼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모두 준수한 판매가 기대되는 차종"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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