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젠슨 황 '삼각동맹' 이어간다…韓 글로벌 'AI 허브' 부상

(경주=뉴스1) 양새롬 기자 =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가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1일 협업을 발표하며 삼성·현대차·엔비디아가 '삼각동맹'을 이어간다.

회동이 이뤄진 치킨집의 상호처럼 '깐부'(게임에서 같은 편을 먹는 친구를 뜻하는 말)에 걸맞게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 분야에서 협력 관계가 공고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 세계 AI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이날 삼성전자와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AI 칩을 공급하고, AI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황 CEO가 예고한 대로 "한국민을 기쁘게 할 발표"인 셈이다.

구체적으로 종합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엔비디아에 HBM3E, HBM4, GDDR7, SOCAMM2 등 차세대 메모리와 파운드리 서비스를 공급하고, 향후 수년간 5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도입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로부터 5만장의 블랙웰 GPU를 구매하고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전 세계적으로 GPU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AI 인프라로 우리 기업의 미래 사업을 빠르게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이 AI·반도체·모빌리티 분야에서 전략적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졌다. 모빌리티, 반도체, 차세대 통신네트워크, 양자컴퓨팅 등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전략적 동맹'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엔비디아 측도 이번 대규모 협력이 "한국이 세계적인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심축으로 자리 잡는다면 산업 측면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의 '소버린 AI' 구축이 빨라질 수 있는 관측도 제기된다.

엔비디아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접견 직후 26만장의 GPU 투입을 포함한 AI 산업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황 CEO는 이날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세션 연사로 무대에 올랐는데 이때 무대에서 재생된 소개영상에서도 이 같은 기대를 엿볼 수 있다.

"삼성, 현대, SK부터 네이버, LG에 이르기까지 디지털트윈, 스마트로봇, 스마트팩토리…. 산업혁명에서 AI혁명으로 한국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기적이 계속되는 바로 이곳, 한국에서."

황 CEO는 "한국은 소프트웨어, 제조, AI 역량이 있다"며 "저희는 한국의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한국은 AI 주권국가, AI 프런티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