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정의선·젠슨 황, 추가 협력 기대감…SDV·피지컬 AI 주목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그룹과 엔비디아의 이번 협력은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파트너로 양사의 협력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현장에서 차세대 AI칩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의 새로운 AI 팩토리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로부터 5만장의 블랙웰 GPU를 구매하고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의 엔비디아 블랙웰 구매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바탕이 되는 AI 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AI 팩토리는 고도화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엔비디아의 블랙웰 GPU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랙웰 연산 역량은 1.96 TFLOPS(1 TFLOPS=1초에 1조 번 연산)로 5만장 블랙웰이면 약 98 EPLOPS(1 EPLOPS=100만 TFLOPS)에 해당한다. 초당 9800경 번의 계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AI 기반 모빌리티 설루션을 강화할 계획이다. AI 팩토리를 통해 차량 내 AI, 자율주행, 생산 효율화, 로보틱스 등을 상호 연결해 단일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디지털 트윈 환경을 갖춘 미래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자동차 설계와 제조 방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휴머노이드와 로보틱스 시스템으로 확장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함께 차량과 공장을 개별 시스템에서 하나의 상호 연결된 지능형 생태계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는 한국의 피지털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30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국내에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AI Technology Center)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Physical AI Application Center)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등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양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추가 협력 기대감도 나온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기간인 지난 30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엔비디아 창업자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치맥'(치킨+맥주) 회동하며 대중 앞에 모습을 함께 드러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추가 협력에 주목한다. 지속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팅 기술을 갖춘 스마트카가 필요한데 SDV가 그 역할을 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포티투닷을 통해 독자적으로 SDV를 개발하고 있으나, 시장에서 개발 속도가 늦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추가 협력하고 그 범위도 자동차를 넘어 휴머노이드 등 로보틱스 분야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협력 강화는 AI 기반 모빌리티와 스마트 팩토리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도약"이라며 "첨단 기술 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AI 생태계를 공동 구축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인재 육성과 글로벌 AI 리더십 확보까지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AI와 컴퓨팅 플랫폼은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현대차그룹과 지능형 자동차와 공장을 구현, 향후 수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모빌리티 산업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