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AI 팩토리 엔진 장착…글로벌 자율주행 추월 노린다
엔비디아 블랙웰 5만장 구입…1위 테슬라 다음 연산 처리 능력 갖춰
2027년 SDV 신차 출시 일정 가속 전망…"자율주행 선두 설 것"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그룹이 엔비디아(NVIDIA)와 손잡고 테슬라가 주도하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장에서 치고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보다 자율주행 기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자율주행 개발 속도를 높여 선두 업체들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을 담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페이스카(시제품)를 공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현장에서 차세대 AI칩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의 새로운 AI 팩토리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로부터 5만장의 블랙웰 GPU를 구매하고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엔비디아 블랙웰은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에 초점을 맞춘 차세대 그래픽 처리 장치다. AI 팩토리의 핵심으로 생성형 AI 시대를 위한 엔진으로 불린다.
연산 역량은 1.96 TFLOPS(1 TFLOPS=1초에 1조번 연산)로 5만장 블랙웰이면 약 98 EPLOPS(1 EPLOPS=100만 TFLOPS)에 해당한다. 초당 9800경 번의 계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이는 이동 데이터에 대한 데이터센터 훈련 역량 기준 테슬라(200 EPLOPS)에 이어 전 세계 2위다. 중국 자율주행 선두 업체인 지리(24 EPLOPS)와 샤오미(11 EPLOPS), 화웨이(10 EPLOPS), 샤오펑(10 EPLOPS) 등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그룹은) 중국 브랜드를 제외하면, 전 세계 레거시업체 중 엔비디아와의 스마트카·로보택시 협력이 가능한 SDV를 구축하는 유일한 업체"라고 말했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이번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SDV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SDV는 차량의 핵심 기능과 성능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관리하는 차량으로 미래 모빌리티 핵심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SDV 시장 규모는 올해 607억 달러에서 2034년 3009억 8000만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모두 SDV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가 비교적 선두권으로 꼽힌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현대차그룹의 SDV 타임라인이 앞당겨질지도 관심이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SDV 페이스카를 선보이고, 2027년 신차부터 SDV 적용 양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2028년에는 현재 개발 중인 SDV 운영체제 플레오스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기술 '아트리아 AI' 등 모든 기술을 총망라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 코스모스 플랫폼을 활용해 지역별 주행 환경 및 조건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의 선두에 설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함께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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