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 APEC 계기로 'USV' 경쟁…美 해양 방산시장 진출 가속

HD현대-안두릴 이어 한화-해벅AI 파트너십
K-조선 건조 기술력에 美 군집제어 AI 기술 결합

한화시스템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자료사진, 한화시스템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특수선 양강인 HD현대와 한화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를 계기로 본격적인 무인수상정(USV)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해양 패권을 둘러싼 각국 경쟁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특수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APEC 계기 방한 해벅 AI CEO, 한화에 USV 기술력 시연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272210)과 한화오션(042660)은 최근 미국 인공지능 자율운항 설루션 기업 해벅 AI와 방산과 민수 분야의 무인수상정(USV)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해벅 AI는 2022년 설립한 무인수상정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이다. 특히 AI 군집 제어 기술을 통해 다수의 무인 수상함을 하나의 지휘 아래 행동하게 하는 시스템 개발에 특화했다.

한화와 해벅 AI는 이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를 계기로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폴 르윈 해벅 AI CEO는 이번에 한화가 주최한 APEC '퓨처 테크 포럼: 방산' 토론회에 참석해 AI가 국방 혁신 방향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 한화의 함정 건조 역량을 확인했다. 이어 하와이 앞 바다에 대기 중인 USV를 거제에서 원격 통제하는 기술을 시연하며 자사 기술력을 선보였다.

서로의 기술력을 확인한 양측은 앞으로 한화의 함정 건조 및 시스템 통합 역량, 해벅 AI의 자율운항 기술력을 결합해 방산과 민수 모든 영역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운항 설루션을 제공하기로 뜻을 모았다.

HD현대, 안두릴과 파트너십 재확인

HD현대(267250)도 이번 APEC 2025를 통해 USV 개발을 통한 미래 함정 시장 영향력 확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형택 HD현대 함정AI전문위원은 'APEC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자사의 자율운항 기술과 안두릴의 임무 자율화 기술을 결합해 무인함정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HD현대는 지난 4월부터 미국 방산AI 기업 안두릴과 USV 개발 및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HD현대의 항해·기관 자동화 등 AI 자율운항 기술과 안두릴의 군집 제어, 임무 수행 기술을 결합한 설루션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존 킴 안두릴 한국 대표도 김 위원과 같은 포럼에 참석, 복합 무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방위 기술 중요성을 강조하며 HD현대와의 USV 공동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이외 HD현대는 미국 방산AI 기업 팔란티어와도 USV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USV '테네브리스'를 개발하고 있다. 미션 오토노미(AI 기반의 임무 자율화)를 접목해 세계 최고 수준의 AI USV를 제작한다는 목표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27일 경주 엑스포공원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美 AI기업과 손잡으며 현지 방산시장 공략

해양방산 분야 맞수인 HD현대와 한화가 USV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해당 선종이 미래 해전의 게임 체인저로 통하기 때문이다. 탑승한 병력 없이도 기존 유인 함정을 대체해 기뢰 탐색 및 제거, 해상 전투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인구 감소 시대에 떠오르는 해군 무기 체계로 꼽힌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의 USV 마구라 V5가 흑해에서 러시아 해군 함대에 타격을 주는 전과를 올리면서 USV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해군력이 사실상 없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자존심으로 통하던 흑해 함대를 제압했기 때문이다.

시장 확대도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무인수상정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9억 2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1.5%씩 성장해 2032년에는 27억 달러(약 3조 86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와 한화가 특히 미국 테크 기업과 손잡은 것은 미국 해양방산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으로 조선업 부흥과 해양 패권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 해군은 내년 USV를 비롯한 전체 해양 분야 무인 체계 관련 예산으로 올해 대비 22억 달러 증가한 53억 달러(약 7조 6000억 원)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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