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재계 총수들 집결, 글로벌 CEO와 연쇄 회동 '협력 큰장'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경주 총출동…글로벌 CEO와 회동
젠슨 황·프레이저 등 리더 대거 방한…조선·반도체 협력 가속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저녁 경주 화랑마을 어울마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인 환영 만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 APEC CEO 서밋’은 이날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31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8/뉴스1

(경주=뉴스1) 박기범 기자 =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29일 개회식과 함께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도 바빠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하는 만큼,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인들의 행보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재계에 따르면, 서밋 의장인 최태원 대한상의(SK그룹 회장)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은 이날 오전 열리는 서밋 개막식에 참석한다.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드문 일로, APEC을 통해 글로벌 경제 흐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APEC CEO 서밋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1%를 차지하는 APEC 회원국의 정상들과 글로벌 기업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아젠다를 논의하는 자리다. 글로벌 경제를 좌우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만큼, 우리 기업엔 새로운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를 비롯해 케빈 쉬 메보(MEBO)그룹 회장, 데이비드 힐 딜로이트 CEO,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맷 가먼 AWS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앤서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 글로벌 기업 리더들도 서밋 기간 경주를 찾는다.

한미 기업인의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도 열린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한국 주요 그룹 총수를 포함한 한미 기업인 20여 명을 초청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연다.

한국 측 참석자 명단에는 삼성·SK·현대·LG 등 4대 기업 총수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를 이끄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회장, 전략광물 공급망의 중요 파트너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이 올랐다. 미국 측에서는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브렌던 듀발 글렌파른그룹 CEO가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재계는 벌써부터 협력 관계를 모색하며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전날 서밋 부대행사인 'K-테크 쇼케이스' 현장을 방문하고, 미술전시 행사와 환영 만찬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특히 젠슨 황 방한에 대해 "(황 CEO가) 한국과의 새로운 협력 모색과 관련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이제 엔비디아도 여러 기업과 협력을 하게 되니, 한국에 있는 많은 다른 기업과도 협력 얘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 자리에서 황 CEO가 엔비디아의 새로운 파트너사를 공개할 것이란 힌트로 풀이된다.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납품을 앞둔 삼성전자 등이 거론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젠슨 황의 별도 회동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회장에 취임한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이틀 전(27일) 이번 서밋 행사인 '퓨처테크 포럼:조선'의 기조연설자로 나서며 회장 취임 이후 첫 번째 공식 활동 무대로 APEC을 선택했다. 정 회장은 "한미 협력 관련해 저희가 준비가 많이 돼 있다"며 미국 조선소 인수 등 다양한 한미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HD현대는 앞서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하고 미 해군이 새롭게 개발 중인 차세대 군수지원함을 공동으로 건조하기로 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