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확대에 판매 성장세 계속…中 전기차 가세 경쟁 치열

내년 보조금 최대 700만원…전기차 보급률 20% 이상 목표
中 브랜드 국내 진출 가속…현대차·기아, 기술력 앞세워 수성 주목

기아가 2일 서울 강남구 프로젝트 스페이스 라인에서 열린 'EV5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자사 EV 브랜드의 첫 준중형 SUV 차량인 'EV5'를 선보이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전기차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보조금이 내년에 확대되면서 올해의 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 모델 확대로 내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전기차 보조금은 15조 9160억 원으로 올해보다 7.5% 늘어난다.

보조금 한도는 기존 3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상향되고,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고 전기차로 교체할 경우 100만 원의 전환지원금이 추가 지급된다.

이에 따라 국비와 지자체 지원금을 합치면 최대 700만 원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내년에 전기차 보급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올해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은 내년 확대 정책의 배경이 됐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승용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3만여 대에서 지난해 12만 대 수준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9월 기준 15만 대를 돌파하며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섰다.

이 기간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은 1.9%(2020년)에서 올해 13.4%로 크게 늘었다.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이 10%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만 대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올해 전기차 판매 호조 배경으로는 '가성비' '신차 효과' '빠른 보조금 확정' 등이 꼽힌다. 가성비 모델로 꼽히는 모델Y는 3만 대, 기아 EV3는 1만 대 이상 팔리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9(6679대), 기아 EV4(6814대), KG모빌리티 무쏘EV(5960대) 등 다양한 신차도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한 달 이른 1월 확정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2만 5550대)보다 31% 증가한 3만 3482대로 집계됐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내년에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 브랜드의 한국시장 진출이 예고돼 안방을 지키려는 국내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중국 브랜드 지커, 창안, 샤오펑 등은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중국 브랜드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올해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BYD는 3018대를 판매했다. 첫 출시 모델인 '아토3'는 3000만 원대의 가성비를 앞세워 초기 긍정적 반응을 받았지만, 이후 판매가 둔화하면서 '중국산'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지난달 출시한 중형 SUV '씨라이언7'은 한 달 825대가 팔리며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베스트셀링카인 모델Y가 중국산이란 점을 고려할 때, 성패는 '중국산'보다는 상품성과 가격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업체들은 고효율 배터리와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중국 브랜드는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다. 이와 달리 국내 브랜드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로 쓴다. 정부가 에너지 효율이 높은 NCM 배터리에 보다 많은 보조금을 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도 뒤처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새로운 기술로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은 보조금 정책·신차 출시·기술 고도화가 맞물리며 전기차 내수 시장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