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운임 10% 떨어졌는데 HMM 3Q 영업이익 6%↑ 전망…이유는

HMM 3Q 3000억대 영업익 전망…2Q 2330억 대비↑
SCFI 단기운임만, 실제론 장기계약…업황 악화 '고심'

HMM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올해 3분기 글로벌 해운운임이 10%가량 하락했지만 국내 대표 컨테이너선사 HMM(011200)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대표적 해운운임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와 해운사들의 경영활동 사이에 일종의 '시차'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운임지수가 단기 계약 위주로 업황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반면 실제 해운사들의 활동은 장·단기 계약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장·단기 계약 혼합해 업황 변동 대비"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는 2467억 원으로 집계된다. 직전 분기 2332억 원 대비 5.8%가량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는 컨센서스 대비 높은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HMM의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3443억 원, 한국투자증권은 3013억 원, KB증권은 3776억 원의 컨센서스를 각각 제시했다.

이는 2분기 대비 3분기 글로벌 해운 운임이 하락했던 점과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글로벌 해운 운임의 대표적 지수인 SCFI는 2분기에는 4월 초 1392.78에서 6월 초 2240.35까지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9월 셋째 주에는 1198.21을 기록, 전주 대비 200포인트(p) 가까이 하락하며 1년 9개월여만에 1100선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SCFI는 평균적으로 2분기 대비 10%가량 하락했다.

업계에선 SCFI가 하락했음에도 HMM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이유는 계약 기간에 대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SCFI는 단기 계약 운임이나 현물 운임 가격을 반영해 시장 트렌드나 운임 변동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해운사들은 화주사와 단기 계약뿐 아니라 장기 계약도 체결한다. 컨테이너 운송 장기 계약은 주로 3~6월에 체결해 1년 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단기 운임 변동의 영향이 제한적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장기 계약과 단기 계약 비중을 선사들이 공개하진 않는다"면서도 "업황 악화가 예상되면 장기 계약 비중을 늘리고, 업황 개선이 전망되면 단기 계약 자리를 내기 위해 장기 비중을 줄이는 식으로 경영 전략을 세운다"고 말했다.

결국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 증가할 것이란 전망 속에는 HMM의 장기 계약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가 숨어 있는 셈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MM 운임은 SCFI보다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를 따라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22% 상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CCFI는 SCFI와 다르게 단기 운임과 장기 계약 운임을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해운업 전반의 장기적이고 평균적인 경향을 파악하는 데보다 적합하다는 평가다. SCFI가 2분기에서 3분기까지 평균 10% 하락하는 동안 CCFI는 오히려 4% 상승했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에서 시민들이 새로운 가자지구 휴전 협정 발표를 축하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날 가자지구 휴전 협정에 합의하여 생존 인질들을 석방했다. 2025.10.09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업황 악화에 근심…미중 갈등, 홍해 사태 해소 악재

다만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개선되더라도 최근 HMM을 비롯한 해운업계의 근심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홍해 사태 등의 여파로 역대급 실적을 써 내려갔던 지난해(3분기 기준 영업익 1조 4614억 원)와 다르게 해운 업황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무역이 경색하며 화물 운송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운임을 끌어올렸던 홍해 사태도 해소할 기미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부터 교전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1단계 가자지구 평화 합의에 따라 휴전을 시작했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여파로 중국발 성수기 물동량 효과가 부재하고 미중 관세 변경 외에 수요 개선의 여지가 미미하다"며 "컨테이너선사들의 공급 조절이 단기 운임 하락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은 장기 하락할 전망이지만 미국 소비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은 유의할 점"이라며 "미국 유통업자들은 소비 침체를 전제로 재고를 축소해 왔는데 소비가 예상을 지속 상회하면 운임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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