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세계 1위 CATL 회장, APEC 방한…정의선 만나 협력 확대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 조율 중"…SK·LG와도 회동 추진
유럽서 전기차 가격 경쟁력 위해 CATL 배터리 사용 확대 전망

쩡위췬 CATL 회장.ⓒ AFP=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중국 CATL의 쩡위췬 회장이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다. 쩡위췬 회장은 방한 기간 현대차(005380)그룹을 만나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주로 국내 중저가 전기차 판매 모델에 CATL 배터리를 탑재했으나, 최근 E-GMP 플랫폼 적용 전기차인 기아 EV5에도 CATL 배터리를 쓰기 시작했다. 업계는 쩡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CATL 배터리 탑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中 CATL 회장, APEC 기간 韓 방문…현대차그룹과 협력 확대 논의

22일 업계에 따르면 쩡위췬 CATL 회장은 이달 말 시진핑 주석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

쩡 회장은 APEC 기간 한국에 머물며 현대차그룹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 등은 현재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쩡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구체적인 사업 협력 방안에 관해 얘기를 나눌 것"이라며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를 공급하는 SK그룹과 LG그룹 등과도 만남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CATL은 쩡 회장 방한에 앞서 구매 담당과 엔지니어 등 실무진을 먼저 한국에 보내 국내 협력사 현장을 둘러봤다. 올해 1분기에는 한국 지사를 설립하며 영업 활동을 강화했다.

기아의 준중형 전기 SUV EV5.ⓒ News1 오대일 기자
EV5, 국내 첫 CATL 탑재 E-GMP 전기차…유럽 판매 모델 중심 채택 확대 전망

업계는 이번 APEC을 계기로 CATL의 현대차그룹 납품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판매 기준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 레이 EV 등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에 CATL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했다. 해당 차량의 공통점은 모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적용 차량이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는 최근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EV5에 주목했다. EV5는 E-GMP 적용 차량으로 국내 판매 전기차 중 처음으로 CATL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했다. CATL이 강점을 갖고 있는 LFP 배터리가 아닌 국내 배터리 업체가 주도하는 삼원계 배터리를 현대차가 채택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중국에서 판매 중인 EV5는 BYD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다.

소형 EV의 새로운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쓰리(Concept THREE)’가 글로벌 최초 공개됐다. 현대자동차는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 참가해 ‘콘셉트 쓰리’를 선보였다. 사진은 '콘셉트 쓰리'의 모습.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9/뉴스1

현대차그룹은 유럽 판매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CATL 배터리 사용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중국에 이은 글로벌 2위 규모로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의 진출이 활발한 지역이다. CATL 역시 헝가리 공장을 연말 완공,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와 경쟁을 위해 상대적으로 납품 단가가 저렴한 CATL 배터리를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CATL 배터리 납품 가격은 국내 업체보다 통상 10~20%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내년 유럽에서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3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아이오닉 3는 튀르키예 공장에서 생산 예정이다. 기아 역시 내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유럽 전용 소형 전기차 EV2를 출시한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