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과외'받은 中企 성과 '톡톡'…류진 회장 '감개무량'(종합)

"수출 2.5배 늘고 매출 17% 상승"…류진 회장, 청우코아 찾아
"기술력·경영전략 잘 갖추면 통한다…韓 제조업 경쟁력 보여달라"

류진 한경협 회장이 20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경영자문 우수기업 ㈜청우코아를 방문해 제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류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수출 확대와 ESG경영 구축 성과를 거둔 ㈜청우코아 임직원의 노고를 격려했다. (사진제공 = 한경협)

(평택=뉴스1) 박기호 기자

감개무량하다. 이런 회사들이 좀 더 빨리 발전해야 (우리나라) 경제도 발전한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의 지관 제조업체 ㈜청우코아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만나 전한 소감이다.

류 회장은 또 "저희도 이렇게 시작했는데 옛날 생각이 나더라"라며 "요즘 중소기업 상황이 어려운데 우리 경제에 안 좋은 신호다. 이런 회사를 (어떻게 해야) 많이 지원할 수 있는지 고민"이라고도 했다.

류 회장이 방문한 ㈜청우코아는 종이로 만든 원통형 관으로 각종 산업용 필름의 코어로 사용되는 '지관'을 만드는 업체다. 이보영 회장이 1987년 11월 창업했고 현재 아들인 이동규 사장이 경영하고 있다.

㈜청우코아는 글로벌 경영 환경 악화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고민하던 지난 2023년 한경협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한다. 한경협의 경영닥터제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했고 이때부터 경영자문단과 협업을 시작했다. 한경협 경영닥터제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출신 위원 200여 명으로 구성된 한경협 경영자문단이 현장 중심 자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우코아는 3명의 자문위원으로부터 약 60회의 조언을 받았다. 자문단은 ㈜청우코아에 관세 이슈에 대한 선제 대응, 동유럽 바이어 프로모션, ESG 경영 구축, 구매비용 절감 활동, 품질 개선과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제시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이 20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경영자문 우수기업 ㈜청우코아를 방문해 제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류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수출 확대와 ESG경영 구축 성과를 거둔 ㈜청우코아 임직원의 노고를 격려했다. (사진제공 = 한경협)

㈜청우코아는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수출 시 부과되는 15%의 상호 관세를 미국 고객사가 부담을 느끼자 8%만큼 단가를 인하하고 7%만 고객사가 부담하는 방안을 먼저 제안했다. 고객사의 니즈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는 자문위원의 조언에 따른 조치였다. 단가 인하에 따른 가격 손실은 있었지만 고객사들은 가격 경쟁력이 있는 ㈜청우코아에 주문을 확대했다. 또한 동유럽 바이어 프로모션을 통해 헝가리 고객사에 초도 출하하는 성과도 얻었다.

자문위원의 권유에 따라 지원한 환경부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사업'에도 선정됐고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오염 저감에도 주력하고 있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45001) 인증도 취득했다.

특히, 전문성과 인맥을 지닌 자문단과 경영진의 적극적인 동참이 시너지를 내면서 성과를 냈다고 한다. 한경협 자문단의 제언을 바탕으로 ㈜청우코아는 수출 규모가 2023년 3억 1000만 원에서 2024년에는 7억 7000만원으로 늘었고 매출은 2023년 112억 원에서 올해 132억 원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류 회장은 경영 성과를 청취한 후에도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그는 "일본 경제의 힘은 중추가 된 중소기업"이라며 "좋은 중소기업이 많아져야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풍산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류 회장은 "저희 풍산도 초기에는 작은 데에서 시작했다"며 "좀 더 열심히 하면 다음 단계로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노력하고 서로 합쳐서 (성장했다)"고 했다. ㈜청우코아를 보면서 과거의 풍산그룹이 떠올라 감개무량하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규 ㈜청우코아 사장은 "회사 내부 인력만으론 수시로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 대응하며 개선점을 도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글로벌 정세와 업계 상황에 정통한 자문위원들이 전문적인 안목으로 최적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경협은 오는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 코엑스에서 정부와 함께 '2025 상생협력 채용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경협은 이번 행사를 통해 중소기업에는 인재 확보의 기회를, 청년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기업과 청년이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류 회장은 현재 한미 간 진행 중인 관세 협상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류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을 한다고 하니 잘 풀리지 않겠느냐"며 "좋은 소식이 올 것 같다"고 답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