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中 99% 장악' 갈륨 생산 나선다…"공급망 안정 기여"

557억 투자…年 15.5톤 생산, 110억 이익 전망
中 70% 생산 인듐 16톤 추가 확보도 기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안티모니 자료사진(고려아연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전략광물인 게르마늄 생산 시설 구축에 이어 중국의 수출규제 1호 품목이었던 갈륨을 공급하기 위한 생산시설 신설에 나선다. 전 세계 갈륨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어 자원 안보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고려아연은 이달부터 2027년 12월까지 약 557억 원을 투자해 울산 온산제련소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한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소와 핵심 기술진을 중심으로 '최신화한 갈륨 회수 기술' 상용화와 최적화에 성공하면서 공장 신설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돼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8년 상반기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 상업 가동에 돌입하면 연간 약 15.5톤의 갈륨을 생산해 약 110억 원의 이익(갈륨 가격 1kg당 920달러 기준)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갈륨은 반도체와 LED, 고속 집적회로 등 주요 첨단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쓰인다. 이에 정부는 자원안보특별법에서 정한 핵심광물 33종의 하나로 갈륨을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에너지법에 따라 정한 핵심 광물 목록에 갈륨을 포함해 국가 안보 측면에서 엄격하게 관리한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전 세계 갈륨 생산량 약 762톤의 무려 98.7%를 담당하는 중국이 대미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통제에 나서면서 갈륨 확보는 주요 국가와 기업에 최우선 과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투자가 자원 안보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고려아연 판단이다.

향후 갈륨 생산이 본격화하면 해당 공정의 부산물에서 또 다른 전략광물인 인듐까지 연간 16톤 이상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약 80억 원 수준(인듐 가격 1톤당 5억 원 기준)의 추가 이익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인듐은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등 주요 첨단산업에 쓰이는 희소금속으로 최근 5년간 가격이 약 2배 상승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기준 연간 약 150톤의 인듐을 생산하며 전 세계 수요의 약 11%를 책임지고 있다. 중국 제외 시 전 세계 1위 생산량이지만 중국이 전 세계 인듐 수요의 약 70%를 담당하기 때문에 다른 전략광물과 마찬가지로 언제든 공급망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의 수출통제와 공급망 불안,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국의 치열한 확보전으로 국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전략광물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고려아연은 국내 유일 전략광물 허브로서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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