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Q '사상 최대 매출' 예약…독주체제 언제까지?
3분기 매출 46조 '사상 최고치' 전망… AI·고속 컴퓨팅 수요 급증
뚜렷한 마진율 둔화·'삼성 인텔' 등 경쟁사 추격은 과제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이미 잠정 실적을 통해 역대 최고 실적을 예고한 만큼 시장의 관심은 4분기 전망으로 이동한 상태다.
TSMC는 엔비디아·AMD 등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의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독주체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연내 양산 예정인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의 조기 가동이 예상되면서 실적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TSMC의 입지는 공고하지만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첨단 공정 도입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둔화하고 있다. 인텔과 삼성전자 등 경쟁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것도 위협 요소다.
TSMC의 3분기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지난 9일 잠정 실적 집계 결과 3분기 매출이 9899억 1800만대만달러(약 46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잠정 실적 수준으로 매출이 나온다면 사상 최고 기록을 또 갈아치우게 된다.
잠정 매출이 확정되면 올해 1~3분기 매출은 약 2조 7629억대만달러로, 연간 36.4% 증가한 수치다. 이 또한 역대 최고치다.
AI와 고속 컴퓨팅(HPC) 관련 수요가 늘었고 첨단 공정의 출하가 이어지면서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리팡궈 유니프레지던트 인베스트먼트 컨설팅 대표는 "TSMC는 엔비디아의 오픈AI 교차 투자와 오픈AI와 AMD 제휴의 수혜자"라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전통적인 성수기 효과가 지속돼 영업 실적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의 2㎚ 공정의 조기 가동 전망도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의 신주 바오산(팹20)과 가오슝 난쯔(팹22) 공장은 2나노 시험 생산 단계에 돌입했고, 수율은 70%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이르면 연내 2㎚ 양산을 시작해 내년 중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출하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이미 70.2%다. 이미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 벌린 TSMC의 경쟁력은 향후에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TSMC는 이를 기반으로 내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올해(380억~420억 달러·약 54조~60조 원)보다 더 늘릴 전망이다.
'독주 체제'를 공고히하고 있는 TSMC에도 불안요소는 존재한다. 비용 증가로 인한 뚜렷한 마진 둔화와 경쟁사의 거센 추격 등이 TSMC 독주 체제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TSMC의 매출 총액은 사상 최고치가 예상되지만 매출총이익률(매출에서 제조 비용을 뺀 이익률) 전망치는 약 56.5%로 전년 동기(57.8%)와 지난 분기(58.6%)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AI 반도체 칩 수요 급증으로 매출 총액은 늘어나지만 해외 공장 가동과 첨단 공정 투자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인해 이익률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TSMC는 미국 애리조나 등 해외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인건비와 감가삼각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2㎚ 등 공격적인 선단 공정 투자가 이어지며 비용 구조가 비대해졌다.
앞서 TSMC 경영진도 "내년도 매출총익률은 53%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익률 둔화가 구조적인 문제로 확산되지 않기 위해 2㎚ 양산 안정화와 패키징 효율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텔과 삼성전자 등 경쟁 업체의 거센 추격도 TSMC의 불안요소로 꼽힌다. 올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70.2%, 삼성전자 7.3%, 중국 SMIC 5.1%로 TSMC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최근 인텔은 세계 최초 2㎚급 반도체 양산을 공식화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연내 양산 계획에 속도를 내며 TSMC의 독주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인텔의 경우 미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자국 빅테크의 협력을 등에 업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도 연내 2㎚ 양산을 목표로 수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당장 수율 측면에서 TSMC의 강세가 뚜렷해 경쟁업체가 단기간에 독주 체제를 흔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기술 완성도와 수주 물량 등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시장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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