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도 K-선박엔진 '컨센 상회' 기대…캐파 확대 움직임
3사 영업익, 전년比 90%↑전망…"엔진 판매단가 상승"
한화엔진, 엔진 공장 신설…"中 계약 취소 가능성 낮아"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선박엔진 업계가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3분기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을 전망이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중국 조선사들의 발주까지 이어지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친환경 엔진에 대한 교체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생산능력(CAPA·캐파) 증설 움직임도 포착된다. K-조선을 향한 중국 정부의 견제구가 선박 업계에 미칠 영향도 당장은 적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현대마린엔진(071970)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89.9% 늘어난 167억 원이다. 한화엔진(082740)의 경우 같은 기간 91.9% 오른 29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 발표가 다가온 최근에는 실제 흑자 규모가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진다. HD현대마린엔진에 대해 SK증권은 177억 원, 다올투자증권은 17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각각 전망했다. 한화엔진의 경우에도 한국투자증권은 312억 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HD현대중공업(329180) 엔진기계사업부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한화투자증권은 해당 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9% 증가한 1890억 원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는 선박엔진 업체들이 2023~2024년 조선업 슈퍼사이클 시기 수주한 물량을 소화하기 시작하면서 엔진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한 영향이다. 조선소 하계 휴가 등으로 통상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하는 3분기라 생산 물량은 줄었으나 가격이 오르면서 흑자 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와 비교해서 3분기부터는 상대적 저가 물량인 2022년 수주분 없이 2023~2024년 수주분이 납품되기 시작하면서 ASP 상승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노후 선박을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선박엔진 업계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이달 중에 해운 탄소세를 골자로 한 '넷 제로 프레임워크'를 채택할 예정이지만 현재 글로벌 선대에서 친환경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5~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중국과 경쟁하는 조선업계와 달리 중국 조선사에 엔진을 납품하는 점도 추가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진 평균단가는 공급 쇼티지(부족)로 계속 오르고 있다"며 "중국 조선사로부터 수주한 물량의 수익성은 국내보다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면서 캐파 증설 움직임도 눈에 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엔진은 내년부터 4행정 중속 엔진을 생산하기 위해 유휴 부지에 전용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4행정 엔진은 피스톤 4회 왕복당 1사이클이 완료되는 엔진으로 연료 효율은 높지만 출력은 낮아 중소형 선박의 추진용이나 대형 선박의 발전용 엔진으로 주로 쓰인다. 연료 효율은 낮지만 출력이 높아 대형 선박의 추진용 엔진으로 주로 쓰이는 2행정 엔진과 구분된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견제가 선박엔진 업계로까지 확대할 가능성도 당장은 낮다는 분석이다. 전날 중국 정부는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5곳에 대해 모든 분야의 거래와 협력을 차단하는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엔진 메이커들에 엔진을 발주한 중국 조선사들이 엔진 계약을 취소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글로벌 선주와 계약한 선박에 탑재할 엔진을 발주한 것인데 지금 취소하면 선박의 납기와 품질 모두를 못 맞추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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