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B2B 체질 개선 통했다…먹구름 낀 3분기도 수익성 방어
美 관세에도 영업익 시장 전망치보다 14.7% 높은 6889억 원
가전구독, 지속적 수익 창출…전장, 고부가 제품 수주 효과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LG전자(066570)가 대미 관세 부담이 본격화하고 경쟁이 심화하는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10% 이상 초과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주력 사업인 가전은 구독 사업 육성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했고, 핵심 B2B(기업간거래) 사업인 전장(자동차 전자장치)이 고부가 제품 수주를 바탕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한 덕분이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1조 8751억 원, 영업이익이 688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감소했지만,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 6005억 원보다 14.7% 증가한 수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본격화로 지난해보다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우선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HS사업본부)은 관세 직격탄에도 불구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생활가전은 지난 4월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10% 보편 관세가 부과되고, 전자제품에 함유된 철강 함량에 따른 관세까지 부과되면서 미국 시장 내 경쟁 환경이 심화했다.
그럼에도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했다. 글로벌 생산기지를 활용해 생산과 자원투입을 최적화한 조치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구독 사업이 수익성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 2023년 '스마트 라이프 설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고 선언하면서 비하드웨어 부문(Non HW)을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했고, 가전 구독은 그 대표적인 모델이다.
가전 구독은 소비자가 계약한 기간 구독료를 내고 가전제품을 사용하면서 무상 사후서비스(A/S), 정기적인 제품 관리 등을 제공받는 서비스다. 소비자는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고, 기업은 매출의 지속성과 서비스를 통한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2조 원에 육박하는 구독 매출을 기록한 만큼 비수기인 하반기에도 확보한 구독 모수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TV사업(MS사업본부)은 판매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스마트 TV 운영체제 웹OS 플랫폼을 활용한 수익구조 다변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LG전자 대표 B2B 사업인 전장(VS사업본부)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가 수익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IVI는 차량 내 디지털 경험을 포괄하는 하드웨어(디지털 콕핏, 텔레매틱스)와 소프트웨어(웹OS) 등을 통합하는 시스템으로, 수주 잔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013년 출범해 올해 12주년을 맞은 VS사업본부는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래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를 확대하면서 LG전자의 핵심 수익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제조하는 LG마그나가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도 이룬 성과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 초반에는 레퍼런스를 쌓기 위해 저가 수주도 있었다면, 이제 업계에서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으면서 수주 잔고가 수익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B2B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인 냉난방공조(HVAC·ES사업본부)은 가정용 에어컨이 비수기로 접어들며 매출은 하락했지만, 상업용 공조시스템 및 산업/발전용 칠러를 앞세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AIDC(AI 데이터센터) 냉각설루션 등 수주가 이어지며 성과도 구체화하고 있고,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데이터센터향 액체냉각 설루션의 상용화도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모션이 집중되는 하반기 실적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구독, B2B 등 체질 개선으로 상고하저 트렌드가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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