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철강관세 50%' 예고…열연·냉연·아연도금강판 직격탄

"정부, EU와 쿼터 협상 대비한 전략 마련해야"

사진은 25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2025.8.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유럽연합(EU)이 철강의 수입 무관세 쿼터를 축소하고, 쿼터 초과 물량에 부과하는 관세를 인상하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날벼락을 맞았다.

특히 열연·냉연·아연도금강판 등 EU 내 수입이 빠르게 늘어난, 이른바 '수입압력이 높은 품목군'이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EU 철강시장 공급과잉 대응' 규정안을 유럽의회 및 EU이사회에 제안했다.

규정안 주요 내용은 △관세 50% 인상 △무관세 쿼터 50% 축소 △조강기준 도입 등이다. EU는 국가별 수입 쿼터는 추후 무역 상대국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문제는 EU는 우리나라 철강 최대 수출 시장으로, 미국에 이어 관세가 50%로 인상될 경우 국내 업계의 타격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MTI 61 기준)은 금액 기준 44억8000만 달러, 중량기준 393만2000톤에 달한다. 이는 단일국가 기준 1위 수출시장인 미국(43억50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올해 1~8월 대EU 철강 수출은 26만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7%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전체 철강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도 12.7%로 전년(13.5%)보다 다소 하락한 상태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품목은 열연·냉연·아연도금강판 등이라는 게 무협의 분석이다.

이들 제품은 EU의 쿼터축소 대상 핵심 품목으로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 중에서도 55%를 차지해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무협 관계자는 "이번 쿼터축소 영향을 받는 HS72류(철강 소재) 기준 한국의 EU 철강 수입시장의 지난해 점유율은 금액 기준 2.3%, 물량 기준 2.1%로, 평균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한국산 제품이 고부가가치제품임을 시사한다"며 "한국의 수출 제품은 자동차·가전용 고급 평판재 중심의 산업용 중간재로, 품질과 신뢰도가 높아 EU 내에서 단기간 대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무협은 이번 조치의 예외 적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EU FTA 체결국으로서 제도적 신뢰를 갖추고 있고, 고품질·고부가가치 수출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국가에 비해 타격은 상대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븐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EU와 쿼터 협상에 대비한 정부의 사전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 역시 EU 내 납기·서비스 체계 강화, EU의 친환경 철강 전환 과정에서 협력 파트너로서의 입지강화, 현지가공·합작법인 설립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