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올해 목표 달성 '불투명'…"LNG선 부진 여파, 컨선 역부족"

조선 빅3, 年목표 64.5% 수주…LNG선↓·컨선↑
美 LNG 생산↑, 러시아산 제재에 LNG선 발주 회복 기대감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HD현대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HD현대(267250)와 삼성중공업(010140), 한화오션(042660)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실적이 목표치나 지난해 실적과 비교해 적게는 절반, 많게는 7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 해의 4분의 3이 지난 시점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부진한 셈이다.

이는 K-조선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LNG 프로젝트 활성화로 LNG 운반선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주 목표 달성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신조 발주 14% 감소…LNG선 수주 48척→18척

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현재까지 93척, 123억 7000만 달러(약 17조 3700억 원)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 목표 180억 5000만 달러(약 25조 3500억 원)의 68.5%에 해당하는 수치다.

삼성중공업은 총 27척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 98억 달러(약 13조 7600억 원)의 51%에 해당하는 50억 달러(약 7조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한화오션은 32척, 63억 2000만 달러(약 8조 8800억 원)를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연간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는데 지난해 전체 수주 실적 88억 6000만 달러(약 12조 3600억 원)와 비교하면 71.3% 수준이다.

조선 3사 평균적으로는 올해 목표치나 지난해 전체 수주 대비 64.5%의 수주를 달성했다. 지난해 슈퍼 사이클(초호황기) 영향으로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수주 목표치를 뛰어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HD현대는 지난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목표의 125% 수준에, 한화오션은 전년 연간 실적 대비 142%에 해당하는 수주고를 올린 바 있다.

이는 전 세계 신조 발주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8월까지 올해 신조 발주는 3448만 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4014만 CGT 대비 14.1%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수주로 이어졌던 고부가 선종 LNG 운반선 발주가 올해 급감한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전체 기준 조선 3사는 LNG운반선을 48척 수주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18척 수주에 그치고 있다.

대신 조선사들은 컨테이너선을 통해 수주를 만회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컨테이너선 수주는 38척이었던 반면 올해에는 현재까지 74척을 수주했다. 코로나19 이후 수년간의 호황으로 여유 자금을 확보한 선사들이 친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후 선박 교체에 나선 때문이다.

최근에는 LNG 운반선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면서 국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에서만 5개 LNG 프로젝트가 최종투자결정(FID)을 확정하는 등 천연가스 생산 증가로 인한 LNG 운반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유럽이 파이프로 공급받던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수입 중단을 서두르는 점도 LNG 운반선 수요 증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로 구체화할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LNG선 건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LNG선 수주가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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