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ESS 2차 대전 10월 개막…LG엔솔 설욕 vs 삼성SDI 수성
전력거래소, 입찰 앞두고 사업자 간담회…비가격 지표 비중 확대
LG엔솔·SK온, ESS용 LFP 국내 생산 검토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가 정부가 추진하는 1조 원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2차 입찰에서 다시 한번 격돌한다. 1차 입찰에서 삼성SDI(006400)에 주도권을 내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설욕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4일 전력 및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5년 하반기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력거래소는 올 하반기 도입 예정인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제도를 소개하고, 사업 추진 방향 등을 안내했다. 입찰은 10월 예정이다. 2차 사업 역시 1차와 비슷한 규모로 추진한다. 공급 물량은 육지 500㎿, 제주 40㎿ 등 총 540㎿ 규모로 약 1조 원대로 예상된다. 공급 시기는 2027년 12월 예정이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평가 배점이다. 1차 사업 평가에서 40% 수준이었던 비가격 지표 비중을 50%로 상향했다.
비가격 지표는 산업·경제 기여도, 화재 및 설비 안전성,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 등이 포함된다. 1차 사업에서 큰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번 2차 입찰에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 때문에 ESS 국내 생산 등이 입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입찰 가격은 여전히 낙찰을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전력거래소는 2차 입찰에서 최저가 입찰 하한선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1차 입찰에서 가격 평가가 최대 27점 차이를 보이며 사실상 사업자 선정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업계의 관심은 LG에너지솔루션의 설욕 여부다. 2차 입찰 역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셀 3사 모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1차 입찰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수주를 예상했으나, 결과는 삼성SDI가 약 76%를 차지하며 압승했다. 고가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내세운 삼성SDI가 파격적인 입찰가를 던지며 낙찰에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해당 배터리의 국내 생산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LG에너솔루션은 1차 입찰에서 나머지 물량을 수주했고, SK온은 1건도 낙찰받지 못했다.
2차 입찰에서 비가격 지표 비중이 높아진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ESS 국내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국 난징 공장이 아닌 충북 오창 공장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SK온도 충남 서산 공장서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SDI는 1차와 마찬가지로 '국산'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 공장 생산은 물론 NCA 배터리에 국내 소재가 사용된다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NCA 배터리는 LFP 배터리 대비 국산 소재를 더 많이 쓴다.
배터리 업계는 최근 ESS를 불황 타개책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전환으로 설비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를 ESS 라인으로 전환해 매출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리서치 전문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글로벌 ESS 설비 규모(양수 발전소 제외)는 2022년 43.8GW에서 2030년 508GW로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내 ESS 도입을 확대해 2038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29.2%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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