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원 美 보조금 종료 전기차 37% 감소 전망…K 배터리 괜찮나
배터리 생산량 줄면 AMPC 수혜도 축소
中 고율 관세 韓 호재 평가…현지 ESS·LFP 배터리 선점 전략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이달 말 종료를 앞두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업계는 ESS(에너지저장장치)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 북미 현지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며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의회를 통과한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따라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던 대당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액공제 혜택이 오는 9월 30일부로 종료된다.
이에 따라 전기차 구매 비용이 늘어나게 돼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보조금 제도 폐지 이후 독일은 27%, 프랑스는 3% 전기차 판매가 줄었다며 "미국 시장도 이들 국가의 뒤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미국 내 전기차 세액공제가 종료되면 미국 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연 37%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수요 감소는 곧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에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OBBBA 시행 전 선구매 효과로 3분기 미국 판매량이 늘며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보조금 일몰로 10월 이후 미국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불확실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보조금 제도 종료 후 미국 내 생산과 판매가 줄면 AMPC 수혜 규모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 수요가 크게 줄어들며 AMPC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보조금 종료로 인한 수요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북미 현지 생산 체제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LFP 배터리와 ESS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FP는 중국이 주도하는 분야지만,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전기차용 73.4%, ESS용 최대 58.4%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건립하고 LFP배터리 개발과 함께 ESS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앞서 대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LFP 배터리를 미국에서 생산 중이다.
앞서 미국 내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한 SK온은 내년 하반기부터 LFP 배터리를 현지에서 생산한다. 삼성SDI(006400)도 현지 업체와 수주 계약을 추진 중이며, 내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ESS용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이민 당국 단속으로 한국인 직원들이 대거 구금된 조지아주 합작 배터리 공장 'HI-GA 배터리컴퍼니' 사태는 변수로 꼽힌다. 직원들은 모두 석방되고 이후 미국 입국도 제재받지 않지만, 현지 투자 환경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HI-GA배터리컴퍼니 공장 가동 시점 역시 당초보다 1~2개월 연기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조금 종료를 단기 악재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구조적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FP 배터리 양산 조기 착수, ESS 시장 공략 등 중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