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내셔널 갤러리 TV 속으로…삼성·LG, 콘텐츠로 위기 돌파

삼성 TV 플러스, 빌보드TV 독점 출시…음악 애호 시청자 공략
LG채널, 내달 불가리 다큐 '아이콘' 독점 공개…콘텐츠 확보 총력

삼성TV플러스를 통해 제공되는 빌보드 TV(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콘텐츠'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경쟁 심화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TV 사업의 돌파구로 콘텐츠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 TV 플러스 독점으로 빌보드 TV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삼성 TV 플러스는 삼성전자 스마트 TV OS '타이젠OS' 기반의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다.

FAST는 스마트 TV OS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서비스다. 별도의 구독료 없이 무료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이 TV OS에 더 오래 머무르게 만들고, 이를 통해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빌보드 TV를 독점 제공함으로써 음악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취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빌보드 TV에서는 음악계의 다양한 뉴스와 아티스트 인터뷰, 라이브 공연과 시상식 등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제공할 예정이다.

올가을에는 빌보드 TV의 첫 번째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로, 인기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이 '핫 100', '빌보드 200' 등 2025년 주요 차트에서 연말 1위를 차지한 노래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마이크 반 빌보드 최고경영자(CEO)는 "삼성 TV 플러스와 파트너십을 통해 음악 그 자체처럼 역동적이고 항상 켜져 있는 채널을 구축해 빌보드만이 선사할 수 있는 에너지, 열정을 팬들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빌보드는 삼성전자가 19년 연속 세계 TV 1위 브랜드로서 수억대의 TV 모수를 확보한 만큼 먼저 협력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지난달 삼성TV 플러스를 통해 세계적인 팝 밴드 '조나스 브라더스'의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독점 생중계했다. 또 콘텐츠 제작사 'KT스튜디오지니'와 파트너십을 맺어 '마당이 있는 집', '신병', '나의 해리에게' 등 지니 TV 독점 콘텐츠를 삼성 TV 플러스를 통해 무료 제공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도 파트너십을 통해 시청자 접점을 늘릴 수 있다.

LG 갤러리+를 통해 영국 내셔널 갤러리 런던에 전시된 반 고흐의 작품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을 집 안에서 감상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5/뉴스1

LG전자 역시 FAST 서비스인 'LG 채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독점 콘텐츠,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불가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황제의 보석'을 국내 독점으로 선보였고, 다음 달에는 불가리의 또 다른 자체 제작 다큐멘터리 '아이콘'도 국내 독점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LG 채널은 미국 대학 간의 스포츠 라이벌 관계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더 라이벌리', 인공지능(AI) 가전의 차별화된 경험과 편리함을 알리기 위한 리얼리티 예능 '하우스 오브 서바이벌' 등 자체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FAST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웹OS의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달 시작한 '갤러리 플러스'가 대표적이다. LG TV를 디지털 액자로 활용해 영상을 시청하지 않을 때도 미술·게임 등 좋아하는 콘텐츠를 감상하고 이를 통해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영국 내셔널 갤러리 런던,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제휴해 미술 작품을 제공할 뿐 아니라 유럽 최대 게임사 '유비소프트'와도 협업해 '어쌔신 크리드' 등 게임의 풍경으로 TV 화면을 꾸밀 수 있다. 구독료는 월 5000원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독을 통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콘텐츠 자체를 늘려야 사용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공략할 수 있다"며 "소프트웨어의 차별화가 고객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