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전동화 무게추 美서 유럽 이동 "올해 20만대 판매"
유럽 맞춤형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3·EV2 내년 동시 출격
트럼프 反전기차 정책+유럽 환경규제 강화…전기차 드라이브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글로벌 전동화 전략 무게추를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전기차 정책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유럽은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1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이달 초 독일 뮌헨서 열린 유럽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5'에 참여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4년 만에 처음 참가한 것으로, 두 업체가 동시에 대규모로 참여한 것은 최근 쉽게 볼 수 없는 사례다.
현대차·기아가 유럽 친환경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번 IAA에서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소형 전기차 '콘셉트 쓰리'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3(가칭)의 콘셉트카로 해치백 형태의 소형 전기차다. 유럽기술센터(HMETC)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한 전략형 모델로 생산 역시 튀르키예 공장에서 이뤄진다.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은 "콘셉트 쓰리 공개로 소형에서부터 대형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며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전동화 전략을 강하게 알리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기아 역시 올해 초 스페인에서 전동화 전략을 소개하는 EV 데이를 열고 내년 출시 예정인 EV2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현행 판매 중인 EV3보다 한 체급 낮은 전기차로 유럽 전용 모델이다. 이번 IAA에서는 스포티지급 전기차인 EV5를 유럽에서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가 유럽에서 전동화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전기차 지형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현대차·기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동화 전략을 세웠다. 미국 이전 행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촉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정책을 강하게 추진, 이에 적극 대응한 것이다. 차급 역시 소형보다는 중형급 이상 전기차를 우선으로 개발하고 출시했다. 아이오닉 5, EV6, EV9, 아이오닉 9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IRA 축소로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략은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갔다. 미국 정부는 9월 말 대당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IRA를 종료한다.
미국과 유럽은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등 친환경차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주요 완성차 업체가 유럽연합(EU)의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큰 방향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유럽에서 내연기관차를 줄이고 전기차 생산을 확대한다. 이번 IAA서 선보인 아이오닉 3, EV2는 물론 EV4 해치백 등도 유럽에서 생산한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1~7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10만6000대다. 유럽에서 역대 최단기간 전기차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20만대 이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럽 고객에게 맞는 상품성과 현지화 전략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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