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2위 머스크, '4조' 발주 검토…K-조선, 이번엔 中에 승리할까

머스크, 최대 12척 컨선 검토…28억 달러 규모
HD현대·한화 참전…"中 저렴한 가격 내세울 것"

9일 싱가포르 파시르 판장 항만 터미널에 정박한 컨테이너선(자료사진) 2025.07.09. ⓒ AFP=뉴스1 ⓒ News1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글로벌 해운업계 1위 MSC, 3위 CMA CGM에 이어 2위 머스크가 대규모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를 추진하면서 K-조선이 이번에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K-조선은 기술력과 미국의 대중 제재를 내세워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MSC와 CMA CGM의 대규모 발주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조선소로 향한 것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 LNG 이중연료 컨선 최대 12척 발주 검토…中 가격 경쟁력 부각

14일 노르웨이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글로벌 2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을 최대 12척까지 발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발주는 확정 선박 6척에 6척의 옵션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1만 8000TEU(1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6척을 다음달 우선 발주할 계획이다.

해당 계약 규모는 25억~28억 달러(약 3조 4700억~3조 8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로의 인도 시점은 2029년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 가운데에는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장난조선, 헝리중공업, 중국초상국공업(CMIH), 양쯔강조선, 뉴타임즈조선 등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내 업계는 재차 수조 원 대 대형 수주 기회를 맞이했지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업계가 잭팟 수주를 이어갔으나 하반기 들어선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월 그리스 선사로부터 피더(중형)급을 포함해 컨테이너선 18척을 약 1조 8000억 원에, 6월 일본 선사 ONE으로부터 컨테이너선 8척을 2조 4000억 원에 각각 수주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7월 세계 10위 해운사인 대만 양밍과의 컨테이너선 7척, 2조 원 안팎 규모 계약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7월 글로벌 1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는 중국 조선소 5곳에 컨테이너선 20척 건조를 발주했다. 이어 3위 프랑스 CMA CGM도 컨테이너선 최대 10척을 3조 원에 건조하는 계약을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에 맡기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우려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연초에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재집권으로 대중 제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미국 정부는 중국 소유 선박에 톤당 50달러, 중국산 선박에 톤당 18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수료 부담을 지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조선업계에 신조를 맡기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양상이다.

실제 CMA CGM과 중국 CSSC간 최근 계약에서 1척당 가격은 2억 1000만 달러(약 2900억 원) 수준으로, 국내 조선업계 건조 비용 2억 5000만 달러(약 3400억 원) 대비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레이드윈즈는 "선박 중개인들은 중국 조선소들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도 "머스크가 최초의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발주를 HD현대중공업에 맡겼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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